◇(사진=LG전자)
소형세탁기를 놓고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서로 다른 셈법을 보이고 있다. 틈새가전이라는 시각은 공통적이지만 삼성은 어린이 의류 세탁을 타깃으로 잡고 있고, LG는 세컨가전의 교두보 역할을 노리고 있다.
소형세탁기의 시작은 2002년 출시된 삼성의 '아가사랑'이다. 3kg 용량의 전자동세탁기로 2013년에는 삶음 전문 세탁코스를 세분화해 아가사랑 플러스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이 제품은 기저귀나 속싸개, 손수건 같은 경우에는 90℃ 이상의 뜨거운 물로 옷감을 삶아 주는 푹푹삶음 코스를, 타월이나 일반 면 내의는 70℃ 정도의 물로 절약삶음 코스를, 고급 아가옷의 경우 40℃의 정도의 약간 따뜻한 물에 세탁하는 아가옷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제품 이름이나 세탁의 세부 기능에서 보듯 어린이 의류 세탁을 타깃으로 잡았다. 업계에서는 부모는 물론 조부모들까지 아이를 위한 지출을 아끼지 않는 '식스포켓' 효과를 누리기 적합하다는 반응이다.
이와 달리 LG는 2013년 뒤늦게 소형세탁기 시장에 진입했다. 세탁물을 위에서 넣는 전자동 세탁기인 삼성과 달리 LG 제품은 드럼형이다.
특히 올해는 제품 라인업을 강화했다. 아기옷뿐 아니라 와이셔츠, 수건, 울·섬세 등 다양한 기본기능을 더했고,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이용한 '태그온'도 제공한다. 스마트폰 등 스마트 기기를 본체에 접촉하면 본체 진단, 세탁코스 다운로드와 같은 스마트 기능을 더할 수 있는 것이다.
단순 어린이 세탁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기능을 더해 타깃층과 접점을 넓히고 있는 것은 LG가 소형세탁기를 세컨가전의 한 축으로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꼬망스가 세탁기 이외 냉장고, 청소기, 전자레인지 등으로 활용영역을 생활가전 전반에 두고 있다는 점도 궤를 같이 하는 부분이다.
삼성과 LG가 소형세탁기를 놓고 시각차를 두고 접근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소폭 성장 중인 시장에 대한 가능성이 자리한다. 업계에 따르면 소형세탁기는 2010년 2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에는 500억원 규모로 늘어났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연간 세탁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내외지만, 시장 성장에 따라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전시장에서 틈새시장을 노리는 제품들이 증가하고 있고, 소형세탁기도 그중 하나"라며 "틈새가전의 경우 타깃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