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핵심 측근 중 한명인 이용기 비서실장이 23일 재소환 돼 서울고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 사진 뉴시스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핵심 측근 중 한명인 이용기(43) 비서실장이 검찰에 긴급 체포됐다.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23일 이 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고 밝혔다. 재소환 12시간여 만이다.
수사팀은 이 실장이 앞서 같은 혐의로 긴급 체포된 박준호(49) 전 경남기업 상무와 함께 경남기업 CCTV 영상 중 일부를 삭제하는 등의 방법으로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날 이 실장을 조사하면서 "CCTV 등에 대한 증거인물 확인 중 유의미한 것을 발견했다"며 "수사가 두 갈래가 됐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이 실장의 신병을 확보한 만큼 박 전 상무와 함께 CCTV 등 증거를 인멸한 이유와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이 실장은 박 전 상무와 함께 성 전 회장의 핵심 측근으로, 2000년대 초 경남기업에 입사한 뒤 성 전 회장이 2012년 국회의원 당선 후 수석보좌관으로 활동했다. 성 전 회장이 선거법 위반 혐의 유죄 확정으로 의원직을 잃고 경영일선으로 복귀했을 당시에도 옆을 지켰다.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날 밤 박 전 상무와 함께 성 전 회장을 만나 대책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는 성 전 회장이 2011년 한나라당(새누리당) 당대표 경선 당시 후보로 나선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윤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통해 1억원을 전달했을 당시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장은 전날 12시간 넘는 고강도 조사를 받은 뒤 이날 새벽 귀가했다가 8시간 만인 이날 오전 10시쯤 재소환 돼 조사를 받아왔다. 출석 당시 이 실장은 참고인 신분이었다.
수사팀은 이 실장을 상대로 성 전 회장의 정관계 로비 전반과 또 다른 리스트가 있는지 등에 대해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수사팀은 앞서 이 실장과 같은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된 박 전 상무에 대해 체포 시한이 이날 만료됨에 따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최기철 기자(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