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가 진행 중인 쌍용차의 운명을 가를 기업가치 조사 결과가 오는 6일 법원에 제출된다.
쌍용차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는 등 자구노력을 진행키로 했지만 그 비용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노조와도 입장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채권단과 법원이 쌍용차의 회생절차를 지속하겠다는 결정에 이르려면 쌍용차의 자구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지만 해법을 찾지 못하고 시간만 소요되는 형국이어서 경영진의 고민은 가중되고 있다.
쌍용차의 법정관리 체제를 지속할지, 폐지할지는 이달 22일 열리는 채권단 등 이해관계자들의 집회기일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이 결정에서 결정적인 판단 근거가 될 기업가치 조사 보고서가 오는 6일 법원에 제출되는 것이다.
법원에서 조사위원으로 선정한 삼일회계법인이 작성하고 있는 보고서에는 쌍용차의 자산들을 팔았을 때의 액수와 회사를 계속 운영했을 때 나오는 영업이익의 합계치를 비교하며 어느쪽이 더 높은지 따진 결과가 담긴다.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는 결론이 나오면 쌍용차 관리인이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회생계획안을 작성하는 수순으로 넘어가지만 청산가치가 더 높다면 법정관리 절차는 폐지된다.
회사를 살리는 게 낫다는 결론에 이르게 하려면 쌍용차도 기존의 비효율적인 생산구조를 바꾸는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 비대해진 생산구조를 효율화하기 위해 쌍용차는 2600여명에 이르는 감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쌍용차는 이 계획이 발표된 지 한 달 가까이 되도록 노조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정리해고와 분사조치 등으로 고용구조를 혁신하지 못하면 공멸의 길로 갈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지만 노조측은 경영실패의 책임을 근로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고용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구조조정의 동력이 될 자금도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 정리해고되거나 희망퇴직하는 인력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금과 위로금 등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구조조정 비용 1천억원과 신차 개발자금 1500억원이 있으면 독자 생존도 가능한 상황이고 회사 자산의 담보여력도 6000억여원에 이르고 있지만 금융권은 회생계획안이 가결돼야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 같다"고 전했다.
결국 회계법인은 쌍용차의 자구노력 성과를 감안하지 못한 채 보고서를 작성할 공산이 크다.
쌍용차의 구조조정 노력이 계속 현실화되지 못하면 이달 22일 채권단 집회에서 이 회사의 회생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쌍용차는 수출상황이 다소 호전되면서 지난달 판매량이 전월대비 40% 이상 증가한 3500대에 이를 것으로 전해졌다.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자구책을 풀어나갈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쌍용차에게는 `운명의 날'까지 남아 있는 시간이 너무 짧기만 하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