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증시 랠리에서 소외됐던 은행주들의 질주가 시작됐다. 최근 유동성 장세의 후발 수혜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은행업종지수는 16%에 달하는 상승폭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주에는 4.3% 뛰어 코스피 상승률(0.76%)을 크게 상회했다.
은행업종은 올해 첫 3개월 동안 3.5% 가량의 코스피 상승세 속에서도 5% 넘게 밀리며 소외주로 분류돼 왔다. 하지만 최근 수급과 실적 양박자가 맞아 떨어지면서 반격에 나서기 시작했다.
황석규
교보증권(030610)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은행주를 매수하기 시작했다"며 "원화 강세가 재현되기 시작했고, 연기금의 대규모 배당주 투자가 알려지면서 시가총액이 큰 업종 가운데 배당 매력이 높아진 은행주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만 은행업 수급 개선에 일조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주 국내 기관도 지수 상승에 따른 펀드 환매 물량 탓에 유가증권시장에서는 1조600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은행주는 60억원 순매수했다.
(자료=교보증권)
1분기 어닝시즌이 본격화된 가운데, 은행업종의 실적 역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은행주 강세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은행업종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조97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중 현재까지 발표된 은행지주의 1분기 실적은 이자이익이 감소했음에도 적정 이익규모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2일 실적을 공개한 신한지주는 1분기 비이자이익 증가 등에 힘입어 전 분기보다 89.1% 늘어난 5921억원의 순이익을 거두었다. 앞서 하나금융지주의 1분기 순익도 37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했다.
황 연구원은 "은행주는 4~5월 단기 반등이 가능하고 상승여력이 10% 내외일 것"이라며 "1분기 실적이 양호하고 밸류에이션이 저평가 국면인데다 유동성 장세 도래에 따른 순환매 혜택을 받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금리 인하는 변수로 남아있다. 저금리로 인한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은행 수익을 압박하는 주요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각에선 금리 인하가 마무리 국면에 있다는 측면에서 향후 은행 업종의 하락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주식 시장은 미래 기대치를 반영한다"며 "2분기가 금리 인하의 마지막이라면 시장 금리는 단기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조윤경 기자(ykch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