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석 해수부 차관이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수정안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한승수)
정부가 세월호 참사 피해자와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뜻을 일부 받아들여 세월호 특별법을 손봤다. 이에 대해 특조위는 '말장난'으로 폄하하며 수용할 의사가 없다고 밝혀 난항이 예상된다.
해양수산부는 29일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4.16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 수정안을 발표했다.
해수부는 진상규명 조사범위를 '정부조사결과의 분석 및 조사'로 한정해 대상을 부당하게 축소했다는 특조위의 의견을 반영, '정부조사 결과의 분석과 사고 원인 규명에 관한 조사'로 확대했다.
또한 120명이었던 특조위 정원을 90명으로 축소하고, 정원 확대 시 시행령 개정 등 절차를 거치게 해 정원 확대를 어렵게 했다는 지적을 수용, 시행령 시행 6개월 경과 후 별도의 절차없이 120명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특조위의 독립성을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된 파견공무원비율은 49%에서 42%로 축소했고, 파견공무원 중 조사대상이 되는 해수부, 국민안전처 소속 공무원도 각각 9명, 8명에서 4명씩으로 감원했다.
해수부 파견공무원 자리인 기획조정실장과 기획총괄담당관에게 위원회 주요 업무의 권한을 부여한 부분 역시 개선했다. 우선 해수부는 직위 명칭을 행정지원실장과 기획행정담당관으로 바꾸고, 담당관의 업무는 진상규명·안전사회·피해자지원점검 업무 협의 및 조정으로 축소했다. 파견부처도 국조실, 기재부에서 선출토록 수정했다.
다만 해수부는 특조위 요구사항인 조사1과장 민간담당자 임명과 소위원장의 소관 국 지휘·감독권한 부여는 균형있는 수사와 통상적인 정부조직 원리 및 특별법 취지 부합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김영석 해수부 차관은 "특조위에서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시행령안 확정이 시급한 때'라며 "오해 소지가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특조위의 의견을 대폭 반영했다"고 말했다.
한편 특조위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농성장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해수부의 수정안은 기존 특조위가 지적한 핵심 문제를 전혀 개선하지 못했다"며 "시행령을 특조위와 유가족 의견을 반영해 원만히 해결하라는 대통령 지시와는 거리가 멀다"고 일축했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