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 당시 승객들을 버리고 탈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준석 세월호 선장에게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광주고법 형사5부(재판장 서경환)는 28일 이 씨와 승무원 14명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살인죄를 인정, 이같이 선고했다.
1심은 이 선장의 퇴선명령 주장을 받아들여 유기치사죄만을 인정, 징역 36년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은 이 선장의 퇴선명령 주장을 거짓으로 보고 살인의 고의를 인정해 형을 가중했다.
재판부는 "퇴선방송 지시가 있었다면 구조세력에 대한 구조요청이나 퇴선 유도 및 확인 등 그에 수반되는 조치가 이뤄져야 했지만 선장 등 탈출 당시 이 같은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장으로서의 막대한 권한과 책임에 비춰 400여명의 승객들이 익사할 수 있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골든타임에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퇴선방송도 하지 않은 채 먼저 탈출한 사정 등에 비춰 보면 이 선장에게는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 선장의 무책임한 행위로 피해자들은 물론 국민 전체가 집단적인 우울증을 겪게 되었고, 국가기관과 사회질서에 대한 신뢰가 하루아침에 무너졌다"며 "이 선장의 행위는 어떠한 명분으로도 용서받기 어려워 우리 사회와 영구히 격리시키는 것이 상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이 선장을 제외한 승무원 14명에 대해서는 1심에서 선고된 최저 징역 5년에서 30년까지의 형을 징역 1년6월에서 12년까지로 감형했다. 소극적이나마 승객 구조를 위해 취한 조치, 세월호 승선 경위 등이 참작됐다.
한편, 사고당시 해상에 기름을 유출한 혐의(해양관리법위반)로 기소된 청해진해운에게는 항소심에서도 벌금 1000만원이 유지됐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