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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의 판매 지형도가 변하고 있다. 대개 1~2월 겨울 대전 후 6월부터 초여름 대전이 펼쳐졌던 예년과 달리 4월말부터 전년 대비 판매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등 판매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는 것이다.
6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통상 에어컨 판매는 겨울과 6~7월이 최고조를 이루지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4월말부터 에어컨 판매가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4월말부터 5월 초에 전년 대비 30~40% 판매가 늘어났다"며 "성수기 시즌이 앞당겨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4월말부터 에어컨 판매가 증가한 원인으로 갑자기 찾아온 이른 더위로 꼽고 있다. 4월 마지막 주 한낮 기온이 25~30도를 넘나들면서 때 이른 초여름 날씨가 이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3도가량 기온도 높았다. 더욱이 5~6월에는 때 이른 무더위가 찾아올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어 5월초 판매가 전년 대비 증가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
더불어 공기청정기능이 강화된 에어컨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미세먼지에 민감한 소비자 수요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냉방 이외의 기능에 주목하는 소비자가 생기면서 에어컨 구매 시기를 앞당겼다는 설명이다.
실제 각 업체의 전략 모델을 살펴보면
삼성전자(005930)의 스마트에어컨 Q9000는 초미세먼지 필터·숯 탈취 필터·극세 필터로 구성된 'PM2.5 필터시스템'으로 냉방면적과 동일 이상의 청정 능력을 갖췄다.
LG전자(066570)도 머리카락 굵기보다 약 5000배 작은 0.02㎛ 크기의 초미세먼지까지 제거하는 '3MTM초미세먼지 플러스필터'를 탑재하는 등 공기청정기능을 강화한 제품을 선보였다.
이밖에 성수기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기대심리와 설치제품인 에어컨을 성수기 전 여유있게 구매하려는 소비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대게 1~2월 예약 판매 시 인기 있는 모델을 위주로 성수기 장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다양한 모델 가운데 제품을 고르려는 소비자들의 영향도 더해졌다.
한 가전매장 관계자는 "에어컨 극 성수기 전인 5월에 구입하는 것이 가장 저렴하고, 공기청정기 등 사은품도 제공한다"며 "6~7월에 접어들면 겨울 예약 판매 시 잘 나가던 제품들만 생산되기 때문에 다양한 모델 중 선택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가전매장 관계자는 "성수기 때와 가격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6~7월에 구입하면 원하는 날짜에 설치할 수 없는 불편함이 있다"며 "원하는 날짜에 설치하려는 고객 위주로 미리 구입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