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등 금호산업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금호산업 매각을 위한 개별협상에 돌입할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7일 오후 3시 본점 대회의실에서 금호산업 주주인 채권금융기관 52개사와 실무회의를 열고 "재입찰 없이 계열주와 개별협상을 추진하는 안건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관에 금호산업(금호건설) 명패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운영위원회는 오는 8일, 늦어도 11일까지 수의계약 여부에 대한 찬반의견을 모을 계획이다. 현재 채권단 다수가 수의계약이 동의하는 의견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분비율로 75% 이상의 채권단이 동의할 경우 박 회장과의 개별협상을 결의할 수 있다.
채권비율은 ▲미래에셋자산운용 14.7% ▲산은 7.6% ▲농협은행 7.0% ▲대우증권 6.7% ▲국민은행 2.7% ▲우리은행 1.4% 순이다.
채권단은 개별협상이 결정되면 다음달 중으로 회계법인의 실사 및 운영위원회의 협의 등을 통해 매각가격을 산출할 예정이다.
지난달 본입찰에서 단독 응찰했던 호반건설이 6007억원의 매각가를 제시했다 유찰된 만큼 이보다는 높은 금액이 결정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금호산업이 지배주주로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1조원 안팎의 금액이 거론되고 있다.
채권단은 7월 박 회장과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박 회장은 8월에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박 회장은 우선매수권을 통해 금호산업의 경영권 확보 지분(50%+1주)을 살 수 있다.
만약 박 회장이 제시된 금액에 동의하지 않으면 채권단은 2차 가격을 통보하게 되고 박 회장이 이를 재차 거부할 경우에는 6개월 이내에 같은 조건으로 제3자와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
채권단이 박 회장과 수의계약을 진행하는 것을 거부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이 경우에는 금호산업에 대한 입찰 절차가 처음부터 다시 추진된다.
입찰 흥행에 대한 부담에 있지만 매각을 2~3년 미뤄 금호산업의 몸값을 높인 이후 파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