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8일 오전 9시55분 서울고검 조사실로 들가서기 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뉴스1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8명의 인사 중 처음으로 홍준표 경남지사가 8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일명 모래시계 검사로 이름을 날리다가 1995년 법무부 특수법령과 검사를 마지막으로 검찰을 떠난지 꼭 20년만이다.
홍준표 지사는 이날 오전 9시55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자리에서 1억원 수수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런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경을 끼쳐드려 송구하다. 검찰에 오늘 소명하러 왔다"고 말했다.
또 돈을 건넸다고 주장한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에 대한 회유 의혹에 대해서는 "(회유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어 20년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 심경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지만 아무런 말 없이 곧바로 조사실로 들어갔다.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홍 지사가 지난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원의 금품을 받은 정황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홍 지사에게 금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에게 회유를 시도한 정황에도 개입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특별수사팀은 그동안 윤 전 부사장과 당시 홍준표 후보자 측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통해 금품 수수에 대한 동선을 복원하는 등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홍 지사에 대한 소환 조사에 앞서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의 자금을 추적하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국회 본관 관리과, 운영지원과 경리담당실을 압수수색했다.
오늘 홍 지사에 대한 조사는 특별수사팀 손영배 부장(서울북부지검 형사5부장)이 맡고 검사 1명과 계장 1명이 보좌한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