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양적완화(QE) 지속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빠른 개선세를 나타내면서 QE 조기종료에 대한 의문이 고개를 들자 이를 일축하는 발언을 내놓은 것. 드라기 총재는 인플레이션 목표가 달성될 수 있다고 확신하기 전 까지 QE를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사진=로이터통신)
드라기 총재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 강연에서 "견실한 경제성장 기반 하에 인플레이션 목표치가 달성될 수 있다고 확신하기 전 까지 경기부양 프로그램을 계속 가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시행했던 정책적 노력들이 유럽경제에 서서히 작용하면서 자산가격 상승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궁극적으로 우리가 정해 놓은 인플레이션 목표치에 도달하기 전 까지 마음을 놓을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유로존 경제지표는 뚜렷한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은 0.4%(전분기 대비)로 2013년 2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물가상승률도 0%로 5개월 만에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났다. 전문가들은 ECB의 경기부양 노력이 상당한 결실을 내고 있다는평가다.
다만 드라기 총재는 유럽경제의 민간 경기 회복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것이라며 통화정책의 성공여부는 이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드라기 총재는 "경기부양의 궁극적인 목표는 투자가 살아나고 생산성 증가와 함께 민간경기까지 온기가 도는 것"이라며 "긴 시간동안 경기부진에 시달인 여파로 아직 민간경기 회복은 더딘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럽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를 꼽으라면 민간경제 쇠퇴일 것"이라며 "경기부양 정책이 경기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민간경제 부분까지 뚜렷한 회복조짐을 보이기 까지는 상당한 인내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글로벌 채권시장 혼란의 원인이 과도한 QE정책의 부작용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자산가격 거품 등 일부 부작용을 초래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감수하고 가야하는 부분이라는 입장도 전달했다.
드라기 총재는 "자산배분 왜곡 등 일부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하지만 저금리 기조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협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