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수석부장판사 김용대)는 15일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노조를 상대로 낸 통합중단 가처분에 대한 이의신청 2차 심의를 진행하고 다음달 말까지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사진/뉴시스
그동안 어느 쪽이 대화에 진실성을 갖고 참여했는지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조기통합에 대한 법원의 최종 결론은 다음 달로 미뤄졌다. 또한 하나금융은 통합은행명에 '외환은행'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수석부장판사 김용대)는 15일 오후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노조를 상대로 낸 통합중단 가처분에 대한 이의신청 2차 심의를 진행하고, 다음달 말까지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김용대 판사는 "원심의 결정이 6월 말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그 전에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법원은 지난 2월 두 은행의 조기통합과 관련한 모든 절차를 오는 6월 말까지 중단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김 판사는 "다음달 3일까지 모든 쟁점 주장을 담은 요약 서면을 제출해주기를 바란다"며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 의아하다. 법적 분쟁과 별개로 그 때까지도 어떤 것이 은행에 가장 효율성을 줄 것인지 대화를 계속 해보라"고 말했다.
이날 심의에서 쟁점이 된 사항은 지난 한 달간 조기통합을 놓고 노사 양측이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에 임했는지다. 앞서 지난달 3일 1차 심의에서 재판부는 "(노사 가운데) 대화를 누가 열심히 하는지 참작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후 노사는 조기통합을 논의하기 위한 대화를 재개했으며, 지난 한 달간 2.17합의서의 수정안을 놓고 대화를 벌여왔다. 양측은 지난 2012년 2월 17일 외환은행의 독립경영 5년과 관련한 합의서를 작성한 바 있다.
대화의 진정성을 놓고 양측의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하나금융 측은 노조가 요구한 2.17합의서 수정문에 조기통합 이후 외환은행 직원들의 근로안정 보장과 통합은행명에 외환은행명을 넣겠다는 내용을 포함시켰지만 노조가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나금융측 소송대리인은 “노측은 새로운 합의서 수정문이 기존 합의서의 폐기안이라고 주장하며 다시 제시하라고만 하면서 대화에 응하지 않는다"며 "보름이상이 지금까지 바라는 것을 밝히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노조 소송대리인은 "합의서 수정안을 제시하라고 했을 때 하나금융은 '9월말까지 합병완료'를 제시하는 등 (독립경영을 보장하는) 합의서 핵심조항을 인정하지 않고 조기합병만 주장하고 있다"며 "사측의 이런 태도는 협상이라기보다는 일방적인 압박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조기통합 필요성의 근거가 되고 있는 외환은행의 수익성 악화에 따른 의견도 갈렸다.
외환은행 측은 올해 1분기 외환은행 당기순익이 전년보다 73% 개선됐다며 조기통합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경영의 위기는 외형성장에 치중한 최고경영자(CEO)의 독단적인 경영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무리한 합병이 바람직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은 단기적으로 보면 실적이 개선됐지만 핵심이익은 전년 보다 700억원 지속적으로 줄고 있으며, 여기에 특별이익(800억원)을 제외하면 과거에 비해 실적이 나아진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