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시장에 개인투자자들의 접근 폭이 넓어져 활성화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은 지난 18일 관악산업이 상장했을 당시. 사진/뉴스1
코넥스(KONEX) 시장을 활성화하려는 정부 당국의 의지가 강한 시점이다. 코넥스는 코스닥 상장 전의 창업·중소기업을 위한 주식시장이다. 기존에는 자산가나 기관투자자 중심을 지향했지만, 개인투자자의 접근이 어려워 시장에 활기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규제가 속속 완화되고 있다.
특히 개인예탁금 장벽이 낮아졌고, 더욱이 오는 7월부터 별도 예탁금 없이 최대 30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는 '소액투자전용계좌'가 도입을 앞두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코넥스시장이 익숙지 않은 개인투자자들이 여전히 많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코넥스시장에는 74개 기업이 상장돼 있고, 시가총액은 2조5099억원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 예탁금이 줄었고, 7월부터는 소액거래전용계좌도 생기기 때문에 투자자풀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탁금 부담 덜었지만 시행은 '아직'
코넥스는 지난 2013년 7월에 만들어졌다.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만 상장할 수 있는 시장으로 초기 중소기업에 특화돼 있다. 소프트웨어, 제약·바이오, IT, 소비재 기업 등이 상장돼 있다.
정부와 거래소는 기업의 인수합병(M&A)을 지원하고 벤처캐피탈(VC) 등 초기투자자금 회수라는 시장 개설 취지에 맞게 코넥스시장을 활성화하려는 데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근 정부는 자본시장을 개혁하겠다며 핵심과제를 선정해 추진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코넥스시장 활성화다. 개인들이 코넥스 투자를 폭넓게 할 수 있도록 문을 열고 이로써 창업초기기업의 코넥스 상장 기회 역시 확대하겠다는 게 골자다.
정부는 그러면서 개인들의 시장 진입을 제한한다고 지적받은 예탁금 규제를 3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췄다. 증권사를 통해 간접투자(랩어카운트)를 한다면, 예탁금 규제에서 완전히 자유롭다. 물론 기본 예탁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코스피나 코스닥 시장과 비교하면 큰 차이점이다. 그동안 개인의 예탁금 규모는 투자활성화를 막는다며 업계 안팎의 지적을 받아왔다. 여기에 소액투자전용계좌가 도입돼 연간 3000만원까지는 예탁금 수준에 관계없이 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개인의 투자성향을 판단해 고위험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계좌 개설을 제한한다.
당국에서는 규제 고삐를 풀었지만, 시장에서 시행이 되고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거래소 코넥스시장부 관계자는 "정부의 발표 이후 회원사(증권사)를 모아 설명회도 열었는데, 가격제한폭 완화 같은 굵직한 사안들이 마무리된 이후에 일괄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낮아진 예탁금 기준에 맞춰 코넥스 투자를 계획했다면, 시중 증권사들의 움직임을 체크해야 하는 대목이다.
증권거래세 0.3% 적용..시간외대량매매로 거래량 ↑
코넥스시장은 정규시장이기 때문에 유가증권, 코스닥시장과 동일하게 0.3%의 증권거래세율이 적용된다. 또 개인투자자인 소액주주에게는 양도세가 면제된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2013년 3억9000억원에서 올 들어 13억원 수준까지 올랐다. 물론, 장내거래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한다는 본래의 기능을 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그나마 시간외대량매매를 도입한 점은 거래를 어느정도 활성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넥스 시간외대량매매는 지난해 11월17일부터 가능해졌다. 거래시간은 장 개시 전 7시30분부터 9시, 장 마감 후 3시10분부터 6시까지다. 대량매매는 그날 가격제한폭 안에서 매매할 수 있는데 시간외매매에서 자사주를 매매할 경우 일부 예외도 있다. 1주 단위로 5000만원 이상을 주문할 수 있다. 거래소는 이 제도를 도입한 후 코넥스 대량매매시장 거래규모가 3배 이상 증가(56억원→188억7000만원)한 것으로 분석했다. 전체 대량매매 중에서도 시간외에 투자자들이 몰린 것은 종가를 확인한 후 유리한 가격으로 매매를 체결하려는 경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장중대량매매는 코스닥시장과 방법이 비슷하다.
"코스닥 이전 상장 가능한 기업 주목"
코넥스시장은 유가증권이나 코스닥으로 상장을 위한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다. 따라서 코스닥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은 코넥스 상장을 통해서 좀 더 쉽게 이전 상장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될 수 있는 우량한 기업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이현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코넥스 우량 종목이 코스닥에 이전 상장하는 경우 3개월 주가 상승률이 평균 67%"라며 "지난 3년간 6종목이 이전했고, 이중 5종목의 주가가 올랐다"고 분석했다.
5개 종목은 메디아나, 테라셈, 랩지노믹스, 하이로닉, 아이티센이다. 이 중 랩지노믹스(7배), 메디아나(8배), 하이로닉(9배)의 상승률이 높았다. 이현희 연구원은 하이로닉에 대해 "이전 당시 이 기업이 보유한 피부미용기기 성장성을 높게 평가받았다. 기존 기기보다 가격이 저렴했고, 기술력이 뒤지지 않은데다 시장 점유율이 40%대로 높은 수준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메디아나, 랩지노믹스, 하이로닉 모두 의료기기 및 진단키트 관련 바이오업체인데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해 시장 점유율 확보가 가능한 기업"이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특성을 지닌 바이오 업체들의 주가는 양호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그는 "기술력이 기존 시장을 대체할 수 있거나 가격경쟁력이 있는 기업들은 수익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