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대안으로 해외투자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개인의 해외펀드투자를 유인할 과세체계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20일 금융투자협회는 "개인투자자들이 해외투자펀드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해외투자 펀드상품 개발과 펀드관련 과세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체 해외투자펀드에서 개인의 비중은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투협이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해외투자펀드 순자산은 지난해 말 60조6000억원으로 지난 2007년 84조7000억원 대비 28.5% 감소했다.
이는 해외투자펀드 순자산(60조6000억원)은 전체 펀드의 16.1%를 차지하는 규모다. 전체 해외투자펀드는 세제혜택이 부과된 2007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2008년 43조2000억원까지 절반 정도 급감했으나 2012년 이후 다시 증가세다.
특히 공모펀드와 사모펀드의 비중은 각각 46.9%, 53.1%로 지난 2007년 92.4%, 7.6%에 비해 큰 폭으로 역전됐다. 개인이 주로 투자하는 공모펀드에서 지속적으로 자금이 유출한 반면 사모펀드는 연기금과 보험의 대체투자 확대로 자금유입이 증가하면서다.
투자 비중도 큰 폭 줄었다. 지난해 말 개인의 해외투자펀드 비중은 38.4%로 지난 2007년(84.1%)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한 영향이다. 같은 기간 일반법인과 금융기관의 해외투자펀드 비중은 오히려 꾸준히 증가해 각각 8.6%, 25.1%에서 24.3%, 37.3%로 늘어났다.
공모 주식형펀드 자산의 92%를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미국의 경우도 2009년 이후 공모 주식형 해외투자펀드로 연속 순유입을 기록해 한국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미국의 공모 주식형펀드 순자산총액은 2조793억 달러에 달한다.
금투협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로 해외자산에 투자하고자 하는 개인투자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해외 직접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개인투자자에게 해외투자펀드는 적절한 대안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상품 부족과 세제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일본의 경우 월지급식펀드와 이머징·하이일드채권형펀드, 통화선택형펀드 등 신상품 중심의 해외투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는 상품공급이 제한적인데다 해외상장주식에 대한 매매차익이 과세되는 형편이다.
지난 2007년 6월 해외상장주식 매매차익에 대한 비과세 조치가 일시 도입된 바 있지만 2009년 말 일몰 종료됐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