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회복강도가 아직 약하고 대외여건이 여전히 불확실하며 민간부문의 자생적인 경기회복력도 미흡하다"
정부는 7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 '제17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우리경제 상황을 이처럼 냉철하게 판단하며 "최근의 경기회복세가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단정하기는 이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우리 경제의 컨트롤타워인 기획재정부도 '5월 최근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동일한 진단을 내놨다.
최근 정부의 경기판단은 신중하다못해 소심하다고 할 정도로 조심스럽다. 휴일이면 고속도로가 미어터지고 대형마트에는 카트가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쇼핑객으로 넘쳐나는 것과는 정반대다.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것이 바로 '더블딥(Double Dip)'이다. 더블딥은 경기침체 이후 일시적으로 경기가 회복되다가 다시 침체되는 이중침체 현상을 일컫는다.
재정부 고위 간부는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여전해 하방위험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며 "고용사정 악화 등 긴장을 풀 정도로 좋아진 것은 없는데 일부에서는 '더블딥'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가 바닥에 닿았다고 확인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반짝상승 이후의 침체(더블딥)가 우리 경제를 더 깊은 수렁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3월중 광공업생산이 2월보다 4.8% 증가해 3개월 연속 상승했으나 서비스업생산은 2월보다 감소해 상반된 지표를 나타냈다.
소비재판매도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부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감소했고, 설비투자도 전년동월비 23.7% 줄어들었으나 4월중 수출은 전년동월보다 감소폭이 줄어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이고 있다.
반면 3월중 취업자는 전년동월대비 19만5000명 감소하고 실업률이 4.0%로 상승하는 등 고용사정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그야말로 '혼돈'이다.
정부가 우려하는 가장 큰 위험은 역시 대외부문에 있다. 외환수급 개선 등으로 안정을 보이는 모습이지만 GM의 파산가능성, 미국 은행들의 스트레스 테스트 등 불안요인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부문에서도 여전히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다. 단기유동성이 크게 증가하고 일부 자금은 부동산과 증시로 이동하는 등 시장에서는 과잉유동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또 석유와 원자재 가격 안정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이고, 주택시장에서도 강남 3구를 시작으로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어 불안감을 씻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도 정부는 과도한 가계부채와 선진국들에 비해 높은 기업부채, 정부 지원으로 인한 기업들의 자체 체질개선 노력 소홀, 복지전달체계의 문제점 노출, 청년층 실업 증가 등 다양한 문제점이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부의 대응방향은 간략하다. 예산 조기집행, 추경예산의 차질 없는 집행 등 기존 정책기조를 유지하면서 채권단 중심으로 기업 구조조정을 상시적으로 해나가겠다는 것.
아울러 위기이후에 대비해 저탄소 녹색성장, 서비스산업 선진화, 국가 연구개발(R&D)체제 효율화 등 성장동력을 확보해 지속 경제성장을 위한 정책과제를 꾸준히 발굴해 나갈 방침이다.
윤종원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상시 기업구조조정, 금융권 부실정리 등 각 부문의 체질개선과 함께 위기 이후 재도약을 위해 경쟁력을 높이는데 노력을 쏟아 붇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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