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CEO 10명 중 9명이 현재의 주택·건설시장 회복세가 3년을 넘기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또 국토교통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뉴스테이(기업형임대주택)에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건설동향브리핑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 CEO 67명을 대상으로 국내 전체 건설시장의 회복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 질문한 결과, 38.8%가 올해까지 회복세를 지속한 이후 주춤할 것이다고 답했다.
2016년까지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한 응답 비중은 32.8%였으며, 2017년까지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응답이 20.9%를 기록했다. 3.0%만이 2018년까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고, 4.5%는 2019년까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건설·부동산의 대표적인 전문가인 건설사 CEO의 92.5%가 현재의 건설시장 회복세가 향후 3년 정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국내 건설수주는 공공과 민간 모두 호조세를 보이며 지난해 같은달 대비 141.7%나 급등한 11조831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통계가 작성된 1976년 이후 3월 실적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평균적으로 3월 수주고는 5조원~7조원 정도로, 올해는 4~5조원이나 높은 수주실적을 나타냈다.
주택건설시장에 대해서는 2016년까지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응답 비중이 41.8%로 가장 높았으며, 올해까지만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답변도 34.3%에 달했다. 올 상반기까지만 회복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비관적인 응답도 9%가 나왔다. 2017년까지 장기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은 14.9%에 그쳤다.
건설사 CEO의 85.1%가 회복시기가 길지 않을 것으로 판단함에 따라 올해 분양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에 따르면 올 1~3월 전국 공동주택 분양승인 실적은 5만7465가구로, 지난해 4만796가구보다 40.9% 급증했다.
◇모델하우스마다 구름인파가 몰리며 주택시장이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건설CEO들은 이같은 분위기가 3년을 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한승수
현 정부의 주택·부동산 관련 정책에 대해 22.4%가 '우수'하다고 응답, '미흡'하다는 의견 16.4%보다 높았다. 특히 1군 건설업체(도급순위 1~100위) 중 설문에 응답한 CEO 중 45.5%가 '우수'로 평가, 상위 업체일수록 현 정부의 제도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상당수의 건설사 CEO들은 국토교통부의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인 뉴스테이(기업형임대주택)에도 큰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테이사업에 대한 참여 의향 조사 결과, 10.4%만이 사업 참여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했다. 22.4%는 사업 참여를 검토 중이지만 참여 여부는 미정이라고 답했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해외 신시장 개척에도 점차 관심이 떨어지고 있었다. 경쟁 심화에 따른 저가수주, 정치적 위험 등으로 실적 악화로 연결되며 보수적인 접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외 건설시장 진출계획에 대해 전혀 없다고 밝힌 CEO는 전체의 71.6%에 달했다. 14.9%만이 해외 건설시장 신규 진출 의향을 내비쳤다. 2011년 조사에 비해 절반으로 떨어졌다.
이들은 현재 건설업계의 최대 현안으로 '적정공사비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의 지속'을 선정했다. 52.2%가 적정공사비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종합심사 등 입·낙찰제도의 합리적 개선(37.3%)'도 중요 이슈로 꼽혔으며, 23.9%가 '부실·부적격 업체의 건설시장 퇴출'이라고 답해 시장 정상화를 위한 건설업계의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북한 건설시장 진출 관련, 응답자의 46%가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진출계획이 없다는 응답도 53.7%를 기록했다. 다만, 1군 건설업체 기업 CEO의 경우 72.2%가 진출 계획이 있다고 응답해 전체 응답의 경향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시장 진출시 유망 분야 1순위는 도로(56.7%)였으며, 이어 도시 및 신도시 개발(9.0%), 발전소 및 송전시설(7.5%), 주택(7.5%) 순으로 관심도가 높았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