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오는 21일 남북 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전격 방문한다. 외교부는 19일 반 총장이 21일 개성공단을 찾아 한 시간 반 가량 머물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엔 사무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방북은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등으로 남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반 총장은 21일 오후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육로로 개성공단에 들어갈 예정이다.
반 총장은 개성공단에서 우리 입주기업을 둘러보고 북측 노동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또 공단 내 우리 근로자들을 위한 응급의료시설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측 고위급 인사와 면담 일정은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았다.
반 총장은 본인의 의지에 따라 뉴욕 채널을 통해 북측에 개성공단 방문 의사를 밝혔다. 이와 동시에 우리 정부에도 관련 내용을 알리고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반 총장은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방북 희망 의사를 밝혀왔다. 반 총장은 이날 오전 통일준비위원회와 조선일보가 주최한 ‘아시안리더십컨퍼런스’ 개막식에서도 “유익한 시점에서 해당되는 모든 관련국과의 합의를 통해 북한을 방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반 총장의 이번 개성공단 방문을 계기로 남은 재임 기간 중 평양 방문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특히 단발적인 방북으로 남북관계의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반 총장의 행보가 남북관계 개선의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한편 반 사무총장은 19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2015 세계교육포럼 개회식’ 후 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 방문 일정을 전하며 “한국과 북한이 진솔한 대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로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19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15 세계교육포럼 개회식'에 참석한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