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갈등으로 분열된 당을 수습하기 위한 혁신위원장으로 가장 유력한 카드로 부상하고 있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조국 교수 때문에 새정치민주연합을 애태우고 있다.
혁신위 구성 초반에 위원장직을 수용할 듯이 의사를 밝혔던 조 교수가 최근에는 오히려 위원장직에 부정적인 뜻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20일 자신의 SNS를 통해 “130명 새정치 국회의원 한분 한분은 능력, 품성, 경륜에서 저보다 백 배 낫다고 믿는다”면서 “백면서생을 호출하지 마시고 130명의 선량들의 힘을 보여주십시오. 혁신과 단결의 모습을 보여주십시오. 희망이 있음을 보여주십시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새정치연합은 21일에 계파갈등으로 분열된 당을 수습하기 위한 혁신기구를 구성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다. 당 지도부는 이날도 비공개 최고위를 열어 혁신위 논의 구성을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는 당 내외 인사를 구분하지 않고 여러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최고위에서는 여러 후보들이 제시됐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조국 카드'는 물건너갔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비노(노무현) 진영을 중심으로 조 교수에 대해 거부반응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비노 진영의 뜻을 대변하고 있는 이종걸 원내대표는 혁신위원장직을 내부인사가 맡아야 된다는 점을 강하게 피력했다.
이 원내대표는 “당내 화합과 일치를 만들기 위한 몸부림인 만큼, 혁신위원장은 당의 사정을 두루두루 잘 알아야 한다”며 “화합의 이미지를 갖고 부드럽게 많은 의원들을 배려하는 내부 인사가 좋겠다”며 조 교수 영입에 반대했다.
일단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이번주 안에 혁신기구 인선과 구성을 마치고, 이를 토대로 강도 높은 쇄신 드라이브를 걸어 당을 안정시키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혁신위원장 인선을 놓고 의견을 모으지 못하면서 일각에서는 혁신위 구성이 장기간 표류하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조국 교수는 지난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안으로 파격적인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조 교수는 새정치연합의 혁신을 위해 ▲도덕적, 법적 하자가 있는 사람의 공천배제 ▲계파 불문 4선 이상 의원 다수 용퇴 또는 적지 출마 ▲지역 불문 현역 의원 교체율 40% 이상 실행 ▲완전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제도) 실시를 요구했다.
아울러 그는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를 향해서도 “‘육참골단’(자신의 살을 베어 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는 뜻)해야 한다”며 “엄정한 기준에 따라 친노건 호남이건 모든 기득권을 잘라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국민의 마음만 바라보고 ‘사즉생’(죽기를 각오하면 산다는 뜻)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당내 혁신위원장 직을 고사한 가운데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최근 혁신위원장 직에 부정적인 뜻을 드러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