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에서 이른바 ‘메르스’와 ‘황교안’ 관련주가 들썩이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방송음향 기자재 업체 인터엠은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지난 21일 주가가 무려 14.95% 급등했다. 이후 상승세는 다소 둔화됐지만, 3월(-1.67%)과 4월(-0.56%) 연이어 나타난 부진한 주가 흐름에서 벗어나 이달 현재 18% 넘게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의료기구 생산업체 솔고바이오도 지난 21일 14.9% 급등한 뒤 주가가 오름세로 돌아섰고, 4월(-5.71%)의 부진에서 벗어나 이달 현재 10% 가량의 오름세를 보이며 주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들 기업은 지난 21일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국무총리 후보자로 내정되면서 그와 대학 동문이 대표로 있다는 이유로 ‘황교안 테마주’로 묶여 주식시장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조순구 인터엠 대표는 성균관대 경제학과, 김서곤 솔고바이오 대표는 성균관대 법학과 출신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일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진원생명과학, 제일바이오, 파루 등 백신주들의 상승세도 눈에 띄고 있다. 진원생명과학의 주가는 지난 20일 7.86% 오른 이후 이틀간 최고 14% 넘게 상승했고, 제일바이오는 지난 20일을 기점으로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한 뒤 주가 반등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파루는 지난 20일 주가가 6.14% 오른 이후 3% 안팎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들 관련주의 주가 상승세가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또다시 뚜렷한 근거 없이 부각되는 테마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김철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테마주라는 게 항상 이어지는 게 아니고 반짝하고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최근에 형성되는 정치나 작은 테마들에 대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초 1월 여론조사 등을 통해 유력 대권 후보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거론될 당시 씨씨에스는 회사가 반기문 총장의 고향인 충청북도 음성 지역에 소재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시장에서 ‘반기문 테마주’로 묶였다. 이에 1월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월간 기준으로 120% 넘게 주가 상승폭을 보였지만, 2월 18% 하락을 시작으로 이달까지 4개월 연속 주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김 연구원은 “화장품·중국관련주 등은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들이 나오고 있어 투자자가 참고할 만하지만 작은 정치테마주나 바이러스 테마는 뚜렷한 근거가 없거나 부족하기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