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한 대처 상황 점검에 나선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23일 오후 국립인천공항검역소를 방문해 대응상황 점검 및 민간전문가 자문회의를 하고 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감염자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의심환자가 중국으로 출국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보건당국의 관리 허술에 대한 질타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첫 번째 메르스 감염자인 A(68)씨와 밀접접촉자로 의심되는 40대 남성 B(44)씨가 지난 26일 중국으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IHR(국제보건규칙) 규정에 따라 WPRO(세계보건기구태평양지역 사무소)와 중국 보건 당국에 이를 알려 진단검사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국내 접촉자들을 추적조사 해 격리·관찰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 40대 남성은 A씨와 같은 병실을 사용했던 세번째 감염자의 아들로 4번째 감염자의 남동생이다. B씨는 부친의 병문안을 위해 16일 병원을 찾았고 첫 감염자인 A씨와 같은 병실에 머물렀던 것으로 조사 결과 밝혀졌다.
이후 19일 발열 등 증상이 발생했고 22일과 25일 고열 증세로 응급실 까지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메르스 환자와 접촉한 사실이 확인됐고, 의료진이 중국 출장 취소를 권유했지만 B씨는 예정대로 26일 출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질병관리본부는 뒤늦은 사태 파악 이유로 B씨의 가족이 B씨의 병원 방문 기록을 알리지 않았고, 증상이 발생해 처음으로 병원을 찾았을 당시에도 이 같은 사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B씨를 진료한 의료진도 즉시 신고하지 않고 27일에야 신고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B씨의 부인과 B씨가 방문했던 의료기관 의료진 10여명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를 내리는 한편 26일 중국 출국 당시 항공편 탑승객명단을 확보해 28명을 파악했다. 또 직장 동료 180여명 가운데 접촉자를 파악하고 있다.
한편 첫 감염자인 A씨와 접촉한 2차 감염자 2명도 추가로 발생해 국내 메르스 환자는 모두 7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A씨와 같은 병동에 있던 70대 남성과 병원 의료진 20대 여성으로 현재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에 입원 중이다.
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