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두려운 노인들이 있다. 찾아오는 자식 하나 없는데, 만날 친구도 없으면 외로움만 더 커지기 때문이다. 이때 사람처럼 교감할 수 있는 로봇이 출시돼 적적했던 노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일본 통신회사 소프트뱅크는 나이가 많으신 어르신들을 위해 인공지능 로봇 '페퍼(pepper)'를 출시했다.
◇노인들이 조라의 동작에 맞춰 맨손 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페퍼는 감정교류에 특화된 로봇이다. 머리에 4개의 마이크와 3D 카메라가 장착돼 있어 사람의 감정 상태를 파악할 수 있고 자신의 생각도 곧 잘 표현한다. 말을 할 수는 없지만, 가슴에 달린 10.1인치 스크린을 통해 글로 의사를 전달한다. 음성언어를 사용하지 않을 뿐,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페퍼가 인식한 사람의 감정 정보는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돼 다른 페퍼들이 학습하는 데 쓰인다. 페퍼는 이 DB를 이용해 인간의 감정을 스스로 배워간다. 인공지능이 얼마나 진일보했는지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이런 기술력이 인정을 받은 것인지 지난 2월 1차 판매에 나왔던 물량 300대는 발매 1분 만에 매진됐다. 당시 페퍼의 시중가는 185만원이었다.
외로움을 달래주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운동까지 시켜주는 로봇도 등장했다. 바로 휴머노이드 조라(Zora)다. 조라는 벨기에 연구팀이 3년에 걸쳐 개발한 로봇으로 말하고 움직이는 기능이 있다. 관절이 발달해서 춤도 출 줄 안다. 조금 느리다 뿐이지, 사람과 같은 동작을 취할 수 있고 신문 사설도 읽는다. 외모가 귀엽고 친근해 사용하는 데 부담이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노인이나 아이들이 조라를 선호하는 이유다. 조라는 현재 재활치료를 진행하고 우울증에 빠진 노인들을 돕는 등의 용도로 쓰이고 있다. 특히 노년층에서 인기가 높은데, 지금까지 6000명이 넘는 노인들이 조라를 만나 치료를 받았다. 일본에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돕는 로베어(Robear)란 로봇도 있다. 로베어는 이름처럼 곰같이 생겼고 힘이 세 휠체어에 앉아있는 노인을 번쩍 들어서 침대로 옮겨주는 일을 한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