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철도·건설 수출강화 "쉽지 않은 길"

국토부 국제철도팀 신설·장관 중동 4개국 방문

입력 : 2015-06-02 오후 2:06:58
정부가 철도·건설 해외수출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업계는 이 같은 행보가 침체된 해외수주 실적으로 이어질지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해외철도 수출에 집중하기 위한 국제철도팀을 이번 달 중 꾸리기로 했다. 그 동안 산하기관인 한국철도시설공단이나 철도공사(코레일)가 추진하던 해외수출 업무를 정부가 주도하는 구조로 만들겠다는 의도다.
 
국제철도팀은 총 5명으로 구성돼 해외철도 시장 수주전략과 지원단 파견 업무 등을 도맡아 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는 우리 기업의 해외철도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홍보와 사업모델 수립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런 기능 강화를 위해 철도정책과 산하 국제철도팀을 신설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철도 수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최근 호남고속철도 개통식 행사에서 "연간 20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철도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라며 "현재 아시아는 물론 미주와 동유럽, 중남미에 이르는 각국에서 고속철도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철도 산업의 해외진출을 강조한 바 있다.
 
해외철도 수주실적은 지난 2013년 51억원(3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10억원(6건)으로 증가했다. 지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수주금액은 총 890억원 수준이다. 세계 철도시장의 연간 규모는 약 200조원에 달한다.
  
국토부는 '제2의 중국시장'인 인도 철도시장을 비롯해 파라과이, 인도네시아 철도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파라과이의 경우 경전철사업 타당성 조사, 시험선구간(5km) 궤도부설 본사업 PMC(프로젝트총괄관리), 인도네시아의 경우 공항연결철도사업에 국내 민간사와 공동으로 진출할 채비에 나섰다.
  
이밖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의 경우 PQ(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를 통과하거나 제출한 상태이며, 콜롬비아의 보고타 메트로 1호선 사업과 브라질 리우 주 광역철도 전차선 개량사업 등의 수주활동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여기에 유일호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약 1주일 일정으로 쿠웨이트를 비롯한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UAE(아랍에미리트) 중동 4개국 방문에 나섰다. 유 장관은 이들 국가에서 각 국의 고위급 관계자들과 면담을 통해 우리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박 대통령이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중동 4개국을 방문해, 우리나라 기업의 진출을 지원하기도 했다. 현재 UAE에 110억달러(약 12조2518억원) 규모의 에티하드철도, 70억달러(약 7조7966억원)의 아부다비 메트로 등이 추진 되는 등 중동 내 주요 교통 인프라 사업이 널려 있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는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는 예상되지만, 당장의 실적을 거둘지는미지수라는 입장이다.
  
철도 학계 관계자는 "특히 인력과 자금 환경이 열악한 중소기업들은 정부 지원 없이는 진출 자체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기술력 수출에 있어 정부 연구기관, 대기업과 함께 중소기업들이 참여 할 수 있는 정책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이 이뤄지는 것은 환영이지만, 저유가 현상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당분간 (중동)수주실적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며 "수주물량이 적은 중동보다는 오히려 동남아에서의 매출은 기대할 만 하다"고 전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현재 중동 수주실적은 68억2300만달러(약 7조5995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6억3800만달러(약 27조4418억원)보다 약 72% 줄어든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와 달리 같은 기간 아시아와 중남미에서는 각각 137%, 258% 정도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문정우 기자 ayumygirl@etomato.com
 
◇OSJD 대표자들은 앞서 27일 광명~천안아산, 천안아산~서울역 간 KTX를 시승하면서 우리나라 고속철도 운영 노하우에 대해 체험했다. 사진/코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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