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활용해 친환경 ‘열택배 사업’을 추진한다.
현대제철(004020)은 당진제철소에서 발생하는 350℃ 이하 중저온열을 당진시 음식폐기물 건조설비에 공급하는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이날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 철근공장 가열로에서 발생한 폐열을 축열기에 담은 뒤 5톤 트럭으로 실어 당진시 음식폐기물 건조설비에 시험 공급했다. 축열기 1대에 담긴 폐열은 34평 아파트 5세대에 10시간 난방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당진제철소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최대한 재활용할 경우 연간 6만5000톤의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으며, 이는 소나무 1000만 그루를 심는 효과와 동일하다.
열택배 사업이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굴뚝가스에서 발생하는 350℃의 중저온 폐열을 온돌처럼 열을 오랜 시간 담아둘 수 있는 축열체(알루미나)에 담은 뒤, 축열체를 택배처럼 비닐하우스나 건조시설 등으로 이동시켜 일정 온도로 방출하는 에너지 자원화 사업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7월부터 한국산업단지공단 충남사업단, 한국내화, 미래보건 환경연구소와 함께 당진시를 중심으로 열택배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제철소에서 굴뚝을 통해 대기로 버려지는 중저온열은 지난해 기준 연간 3900Tcal에 이르며 이는 연간 15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회사 측은 열택배 네트워크는 방출되는 중저온열을 재활용하기 때문에 지역사회의 온실가스 발생을 저감시킬 뿐만 아니라 사용자도 원료 구매비용을 90% 이상 줄일 수 있어 지역사회와 네트워크 참여 기업이 윈윈(win-win)할 수 있는 친환경 사업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열택배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관련 기술에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인근 비닐하우스를 비롯한 건물 냉난방이나 바이오매스 건조 등에 폐열을 활용하고 네트워크 반경을 최대 40km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열택배를 성공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양의 열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을 비롯해 열을 저장할 때 온도편차를 최소화하거나 충전된 열을 유지하는 단열성능 향상, 열 방출시 정확한 온도제어 등 다양한 제어 기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근로자가 당진제철소에서 발생한 중저온 폐열을 축열기에 담아 당진시 음식폐기물 건조설비로 공급하고 있다.(사진=현대제철)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