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대기자금 성격의 머니마켓펀드(MMF)로 자금쏠림이 유지되면서 순자산 110조원대를 꾸준히 유지하는 모습이다. 저금리 속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부동자금의 단기 투자처 유입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현재 MMF 순자산은 113조4939억원에 달한다. 올 들어 31조1261억원 늘어난 결과다. 지난해 말 82조3678억원이었던 MMF 순자산 총액은 3월 들어 단 한 차례도 100조원 아래로 밀린 적이 없다. 4월 초 110조원 돌파 이후로도 계속되는 증가세를 기록했다.
MMF 규모가 110조원대에 진입한 것은 2009년 상반기 이후 처음이다. 2009년 3월 MMF 운용규모는 126조원까지 늘어난 적이 있다. 당시 신용경색과 증시불안, 경기침체 등으로 시중 부동자금의 단기금융상품 이동이 심화했다.
하지만 인잔자산선호 심리가 약해지면서 자문형랩과 주가연계증권(ELS), 국내외 채권 관련 상품으로 다시 빠져나가면서 2009년 말 MMF 순자산은 72조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이후 지난해까지 50조~80조원 구간을 벗어나지 못하던 MMF가 올 들어 급격하게 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부동자금 증가는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실제 채권금리 하락으로 연기금과 보험사 등이 일부 자금을 채권에서 MMF로 옮겨 담기 시작한 것이다. 대기업의 유보자금이 늘어나면서 법인자금이 늘어나는 것도 MMF 증가의 주요 원인이 됐다. 작년말 국내 10대 그룹의 사내 유보금 규모는 504조원에 이른다.
반면 은행으로의 자금 유입세는 지지부진하다. 지난 1분기 기준 저축성예금 규모는 962조원. 2012년 889조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3년간 8.2% 성장에 그친 셈이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향후 국내 증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가지면서 투자심리가 좋아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유입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분석됐다. 지수 상승은 매번 펀드환매를 유발했지만 최근 코스피 2100포인트 이상에서는 투자자금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주식시장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생기면 단기금융상품에 있던 자금은 주식자산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며 "지난달 하반기 국내주식펀드의 자금유입은 변화된 투자심리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이는 결국 하반기 국내 수급변화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