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이 8일 검찰에 출석했다.
홍 의원은 이날 오후 12시43분쯤 서울고등검찰청에 출석한 자리에서 현재 심경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한점 의혹 없이 이 문제에 대해서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성 전 회장에게 2억원을 받은 의혹을 인정하냐는 질문에 "없다"고 부정하고, 검찰에 체포된 새누리당 캠프 관계자 김모씨를 아는지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고 짧게 답한 후 조사실로 향했다.
이번 수사 과정에서 홍 의원에 대한 소환 조사는 홍준표 경남지사, 이완구 전 국무총리에 이어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8명의 여권 실세 중 3번째다.
특별수사팀은 그동안 성 전 회장이 남긴 리스트 속 '홍문종 2억'이란 메모와 "2012년 대선 때 조직을 관리하는 홍문종 본부장에게 현금으로 2억원을 줬다"는 언론 인터뷰를 시작으로 수사를 진행해 왔다.
홍 의원은 대선 당시 새누리당 캠프에서 조직총괄본부장을 담당했던 만큼 홍 지사와 이 전 총리에 대한 검찰의 기소 방침이 결정된 이후 유력한 조사 대상자로 꼽혔다.
하지만 이후 수사에서 뚜렷한 단서를 확보하지 못한 검찰은 홍 의원을 포함한 나머지 리스트 인물 6명에게 우편으로 서면 질의서와 자료 제출 요청서를 발송했다.
더구나 검찰이 수사 초기 한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으로부터 확보한 진술과 달리 금품 전달 시점을 대선이 아닌 그해 총선 직전으로 추정하면서 성 전 회장의 인터뷰 내용도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성 전 회장의 지시에 따라 한 전 부사장에게 2억원을 전달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새누리당 캠프 관계자 김씨 역시 지난 4일 총선과 관련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이에 검찰이 이날 홍 의원을 상대로 또 다른 증거를 제시하지 않는다면 서면질의서 답변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특별수사팀 관계자는 7일 "기존 자료와 진술, 그리고 답변 내용이 서로 확인돼야 할 부분이 있다"며 "서면조사 형태로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고, 진상 규명에 적정한 방법이 아닐 수 있어 소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