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발전으로 전 산업 분야에 네트워크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일상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유통업도 예외가 아니다. 온라인을 넘어 스마트폰으로 쇼핑을 하는 전자상거래 시장이 크게 확대됐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서비스가 보편화되고 있다.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도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중국 2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JD닷컴의 창업주인 류창둥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재출간된 '푸자메이궈(富甲美國)' 서문에서 글로벌 유통강자 월마트의 성장 전략에서 유통 산업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고 밝혔다. 푸자메이궈는 월마트 창업주 샘 월튼의 성공기를 담은 책으로 중국사회과학원이 지난 2009년 첫 출간했다.
◇류창둥 JD닷컴 CEO는 월마트의 성공 전략에서 유통업의 발전 방향을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월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류창둥의 모습.(사진=뉴시스/신화)
류창둥은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오늘날 농촌 지역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월마트가 세계2차대전 직후 급속도로 세를 확장했던 경험을 참고할 수 있다는 것. 당시 미국에는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드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그 중 대부분은 교외 지역에 거주하며 자동차를 이용해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로, 월마트는 이들을 주요 공략 대상으로 삼았다. 도시 거주자들과 똑같이 소비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는 것을 간파한 결정이었다. 초기에는 작은 마을의 상업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비난에 직면하기도 했지만 시골에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소비자가 필요한 것을 알아낼 수 있었기에 성공을 일궈낼 수 있었다.
중국은 현재 도시화가 한창이다. 류창둥은 다수의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농촌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데, 도시와 같은 방식으로 소비자를 유인할 것이 아니라 현지인의 삶의 방식에 녹아들 수 있는 방법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분명히 다른 생활 패턴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일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만으로는 차별화도, 성공도 어렵다는 분석이다.
특히 O2O 서비스와도 연계해 보다 따뜻하고 친근한 느낌을 주는 매장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빠르고 간편한 것을 넘어 감성을 담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독보적인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비자가 먼저 찾는 시장을 형성한다면 성공은 자연스레 따라온다.
고객 분석의 기초로 주목받는 빅데이터도 월마트가 일찍이 도입했던 시스템이라고 류창둥은 지적했다. 지금보다는 훨씬 단순한 형태지만 공급업자와 유통업자간의 물류 정보 공유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출하 일정을 세우고 비용 절감 효과를 유도했다. 소비자는 상품 가격 하락으로 혜택을 누린다.
그는 "스마트혁명이 가속화되고 있는 요즘에는 소비자를 위해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가 협력할 수 있는 여지가 더 많다"며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동반자가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