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가계대출이 지난 4월에만 10조1000억원이나 급증했다. 200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뒤 전례 없는 일이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금리 하락으로 주택거래량이 증가하고, 이사철 대출수요가 맞물리면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 4월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10조1000억원 증가해 765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사진/뉴시스
9일 한국은행의 '4월중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에 따르면 지난 4월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10조1000억원 증가해 765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작년 2월부터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비수기인 지난 1~2월에도 이례적으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이어져 매달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특히 4월에는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면서 월중 증가세가 10조원을 넘어섰다. 올 1월부터 3월까지 늘어난 9조3000억원 보다도 많다.
3월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실수요자 확대, 봄 이사철 대출수요 증가,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는 수요로 주택거래량이 늘면서 폭발적인 가계대출 증가세를 보인 영향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 주택매매거래량은 12만488건을 기록해 2006년 이후 4월 기준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도 1만3900건으로 2006년부터 작년까지 4월중 평균 거래량인 7200건을 크게 상회했다.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매매 전환 현상이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신성욱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과장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3년10월 이래 가장 큰 월중 증가폭"이라며 "작년 하반기부터 주택거래가 늘어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사상최대치를 기록한 영향"으로 풀이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보다 8조원 증가한 477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마이너스 통장과 예·적금담보대출 등 기타대출은 2조 1000억원 늘어난 28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8조7000억원원 증가한 535조2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주택담보대출이 8조2000억원 늘어나며 대부분을 차지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229조1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4000억원 늘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전월보다 2배 늘어 6조원으로, 비수도권은 1조8000억원에서 4조2000억원으로 2배 이상 늘면서 모두 전월에 비해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