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와 금융소비자 간의 소송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소비자원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을 통해 사업보고서·감사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으로 외국계를 포함한 국내에서 활동 중인 증권사들의 소송 건수는 44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2년의 353건과 2013년 395건보다 많은 것이다.
이 중 증권사가 피고로 법정에 서는 소송이 344건으로 전체의 77.5%를 차지했다. 원고는 대부분 금융 소비자이며, 다른 증권사 혹은 금융사가 소를 제기한 경우도 있었다.
유형별로 보면, 국내와 외국계의 소송 건수가 각각 333건, 111건을 나타냈다.
증권사들의 소송 금액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12년 1조188억원, 2013년 1조1227억원, 2014년 1조7279억원을 기록할 것.
특히, 국내 증권사의 소송 금액이 7800억원으로 전체의 45%를 차지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경우, 전체의 55% 수준인 9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별로 보면, 유안타증권(구 동양증권)이 88건으로 가장 많은 소송 건수를 기록했으며, 이 중 82건이 피소된 경우다. 이는 동양그룹 계열사의 회사채·기업어음(CP)을 샀다가 불완전판매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제기한 소송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어 NH투자증권(38건), 대우증권(37건), 하나대투증권(30건), 신한금융투자(26건), 교보증권(25건) 등 순으로 소송 건수가 많았다.
소송 금액 기준으로도 유안타증권이 585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또 도이치증권(1915억원), 하나대투증권(1122억원), 미래에셋증권(862억원), 메릴린치증권(751억원), 대우증권(650억원), 다이와증권캐피탈마켓코리아(650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다이와증권캐피탈마켓코리아와 도이치증권은 모두 피소된 경우로, 소송 금액이 각각 자본금의 500%, 378.5% 수준에 달했다.
조남희 금소원 대표는 "주요 증권사들의 전년 대비 소송금액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시장에서 투자자의 신뢰를 잃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증권사들은 보다 더 소비자 관점의 영업 전략으로 시장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금융당국도 규제완화를 적극적으로 시행·추진하고, 소비자 실질적 피해가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구제되는 시장이 되도록 하는 새로운 시각의 소비자 접근과 정책사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윤경 기자 ykch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