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협상 혼선 지속…디폴트 눈앞에

막판교섭 45분만에 또 불발
18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결과 '촉각'

입력 : 2015-06-15 오후 12:33:55
"긴축안 수용 못한다면 유로존을 떠나라"
 
채권단과 독일이 더는 봐주지 않겠다며 초강수 발언으로 압박했지만 그리스가 여전히 백기를 들지 않고 버티면서 디폴트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수정 긴축안을 들고 지난 주말 채권단과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았지만 역시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났다. 장시간에 걸친 마라톤희의를 불사하고라도 결론을 짓겠다는 당초 계획과 달리 양측 간 협상은 단 45분만에 종결됐다. 이유는 더 이상 얘기를 해봐야 이견을 좁힐 여지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EU(유럽연합) 측은 그리스 협상단에 수정 긴축안에 대해 못마땅하다는 뜻을 직접적으로 밝히며 협상테이블을 떠난것으로 알려졌다.
 
EU의 한 관계자는 "그리스가 더 이상 양보하지 않는다면 디폴트의 책임은 온전히 그리스 정부가 떠안게 될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후 시장에서는 그리스가 이달 말 구제금융 프로그램 만료 시한까지 남은 한 번의 기회를 살려낼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는 18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가 디폴트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하지만 이날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연금 삭감, 세수 증대를 저지하는 그리스 내 반긴축 세력들이 득세하고 있기 때문. 긴축 철폐를 공약으로 내걸어 당선된 그리스 집권당 시리자는 채권단의 압박에 굴복하는 것은 집권한 이유 자체를 상실하게되는 것이라며 추가 긴축에 대해 완강한 거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그리스가 이전보다 더 강경한 태도로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방적으로 추가 긴축안을 밀어 붙일 경우, 디폴트를 선언하겠다는 통보를 할 수도 있다는 것.
 
파이낸셜타임즈(FT)는 "그리스는 디폴트를 택할 경우, 유로존이 더 잃을게 많다는 계산을 깔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날 경우, 유로존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유로존 통합 붕괴에 대한 책임을 떠안게 될 독일 메르켈 총리에 대한 압박이 가해지면서 정치적 타협을 다시 한 번 타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FT는 "그리스가 배짱식 대응으로 나온다면 섣불리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만약 디폴트가 선언될 경우, 메르켈 독일 총리가 가장 큰 패배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치프라스 총리(왼쪽)가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과 만나 악수하는 모습.(사진=뉴시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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