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하창우)가 최근 검찰이 피의자에게 수갑을 채워놓고 조사를 진행하고 이에 항의한 변호사를 조사실에서 강제 퇴거시킨 사건과 관련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대한변협은 16일 성명서를 내고 "검찰은 피의자에게 위법적인 방법으로 수갑을 사용해 피의자의 인권을 침해했을 뿐만 아니라, 이에 항의하는 변호인을 강제로 끌어내고 상해까지 입히면서 피의자의 방어권과 변호인의 변론권을 중대하게 훼손했다"고 밝혔다.
대한변협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수원지검 A검사는 피의자에게 수갑을 채운 상태에서 조사를 시작했고, 수갑을 풀고 조사를 진행해달라는 변호사의 요청에 대해 '인정신문은 조사가 아니다'라며 거부했다.
이에 변호사가 피의자 신문 시에 계구 사용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들면서 거듭 수갑을 풀어달라고 요청하며 이의를 제기하자, 검사는 수사방해를 이유로 변호인을 조사실에서 강제 퇴거시켰다.
변호인은 수사관 2명에 의해 퇴거되는 가정에서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었으며, 이를 본 피의자가 변호사의 조력을 받겠다는 의사를 강력히 밝혔으나 A검사는 이를 무시한 상태에서 조사를 계속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협은 "피의자는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기의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어야 하고 헌법재판소도 '검사가 피의자신문을 할 때에는 원칙적으로 계구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피의자가 22명에 달하는 등 피의자의 인권 보호에 중대한 문제가 있었다"며 "변협은 이번 사건의 경위에 대해 그 진상을 밝히고 향후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을 검찰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변협은 이번 사건에 대한 항의문을 이날 중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에게 보낼 예정이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