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의 경남기업 워크아웃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진수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는 경남기업이 3차 워크아웃 전후에 지원을 받도록 채권금융기관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김 전 부원장보를 이르면 이번주 내 불구속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그동안 검찰은 금감원 총무국과 기업금융개선국, 김 전 부원장보의 자택, 경남기업의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 본점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특혜 의혹을 조사하면서 3차 워크아웃 이전인 2차 지원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수사를 확대해 왔다.
하지만 김 전 부원장보를 세 차례, 조영제 전 부원장을 두 차례 소환하면서 대질 조사까지 진행했지만, 2차 워크아웃과 관련된 진술은 확보하지 못했다.
또 최근까지 2차 워크아웃에 관여한 6개 채권금융기관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해왔으나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한 채 조사는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3차 워크아웃에 대해서는 당시 주채권은행이 다른 채권금융기관과 협의하기 전임에도 금감원이 관여하는 등 통상적인 절차와는 달랐다는 관계자들의 공통된 진술이 나왔지만, 2차 워크아웃 조사에서는 확실한 단서를 잡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직권남용의 동기를 금감원 내부의 의사결정에 의한 것보다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었던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검찰은 김 전 부원장보와 성 전 회장에 수차례 만난 것을 확인했으며, 특히 3차 워크아웃과 관련해서는 중요한 결정마다 접촉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부원장보는 당시 지원에 소극적이었던 농협에 10년 치 여신 심사 자료를 요구하는 등 대출을 압박하고, 채권금융기관들의 협의 이전에 워크아웃 결정에 관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홍준표 경남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이르면 이번 주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검찰은 리스트에 오른 나머지 인물 중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을 소환 조사했지만 대선자금과 관련된 단서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면 조사를 진행한 나머지 인물들에 대해서도 단서를 발견하지 못하면서 무혐의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경남기업 워크아웃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관계자들이 지난달 7일 오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