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먹는 샘물(생수) 자체브랜드(PB)가 인기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광동제약, 농심, 롯데칠성음료 등 기존 제조업체 브랜드(NB)를 위협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생수 시장은 6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며 편의점 PB 생수가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씨유(CU)의 PB생수 '미네랄워터'는 2013년 전체 생수 판매 매출의 18.8%를 차지한데 이어 지난해 19.4%, 올해 1~5월에는 23.5%까지 상승했다.
GS25도 지난해 7월 기준 42.5%였던 PB상품 '함박웃음맑은샘물'의 매출 비중이 이달들어 44.5%까지 올랐다. 특히 지난 1, 2월에는 점유율이 47% 대를 넘어서기도 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븐일레븐 역시 지난해 7월 29.4% 였던 '깊은산속옹달샘물'의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증가, 6월 기준 32.8%를 기록했다.
일부 대형마트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 홈플러스 PB 생수 점유율은 지난해 20%에서 올해 상반기 21%로 1%p 증가했다.
생수시장과 관련, 식품업계에서는 매년 10% 이상 꾸준히 신장하는 알짜배기 시장이라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 현재 광동제약의 '제주 삼다수'가 점유율 40% 가량을 차지하는 가운데 롯데칠성음료(아이시스, 아이시스 8.0), 농심(백산수)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제조업체 브랜드(NB)가 범람하는 상황에서 편의점 PB 생수의 약진은 주목할만한 변화라는 것이 식품업계의 시각이다. NB 제품 대비 품질이 크게 떨어지지 않으면서 가격대는 저렴한 것이 최대 장점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편의점 3사에서 삼다수(2ℓ 기준)가 1550원에 판매되는 반면, 세븐일레븐의 PB생수는 900원에, CU와 GS25의 경우 각각 1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에 더해 편의점들도 묶음 할인 등의 마케팅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특히 CU는 올해 초 500㎖와 2ℓ 뿐인 PB 제품에 새롭게 1ℓ 상품을 추가,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틈새 시장 공략을 진행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물 맛에 민감하지 않은 소비자나 젊은 고객층을 중심으로 PB 생수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자체 PB 제품을 확대해 차별화를 꾀하려는 편의점들과 저렴한 상품을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기존 생수업체들은 제품의 질로 경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점유율의 하락을 막기 힘들 전망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경기가 악화돼 저렴한 생수를 찾는 소비자를 막기는 힘들다"면서도 "하지만 기존 생수는 제품의 안정성, 무기질 등 영양소 함유량 등에 있어 PB 상품 대비 우월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품질 향상으로 고객층을 확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 기자 iron62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