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국정원 여직원 감금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비공개로 진행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재판장 이동근)는 22일 공동감금 혐의로 기소된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문병호·이종걸·김현 의원 등에 대한 공판기일에서 "증인 김씨에 대한 신문 방법을 재판부 합의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김씨와 검찰 측의 '국정원 직원법상 비밀준수'와 '피해자 김씨의 권리 행사'의 필요성을 받아들인 것이다.
김씨는 지난 4월16일 재판부에 출석연기요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김씨는 "증인출석을 앞두고 공포감과 불면증이 심화되고 신상이 공개된 이후에 입은 피해가 상당하지만 출석은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다만 "법정에서 공개적으로 노출된 채 증인신문이 진행되는 것만은 막아달라고 선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검찰 측은 김씨에 대한 증인신문 방식에 대해 "댓글 사건과 감금 사건을 결부시켜선 안 되고 사건 본질의 충실한 재판이 필요하다"며 "피고인들도 신문 원할 수도 있는데 퇴정하면 반대신문권에 지장을 줄 수 있느니 차폐시설을 설치하자"고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김씨 증인의 비공개 신문은 법률상 근거가 없다"며 "본인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은 이해하지만 법률적으로 불가피하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또 "김씨 본인의 압박감보다도 당시 607호 안에서 뭘 했는지는 공개된 법정에서 증언하는 게 합당하다고 본다"며 "비공개 증인신문·차폐시설 설치보다는 공개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5분간 휴정을 한 재판부는 "이 사건 경우엔 헌법상 안정보장과 국정원 직원의 직무상 국가보안과 관련돼 있고 김씨에 대한 변호인의 신문사항에도 국정원 심리전단 관련 내용이 있다"면서 "이 사건의 김씨 행위 외에 전부를 다 불법으로 볼 수 없다는 점에서 김씨가 비공개 재판을 받을 사유가 있다고 보여진다"고 비공개 이유를 설명했다.
강 의원 등은 2012년 12월11일부터 13일까지 당시 민주통합당 관계자들과 함께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를 서울 역삼동의 한 오피스텔에에서 나오지 못하게 감금한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공동감금 혐의)로 벌금 200만∼500만원에 약식기소된 뒤 정식재판에 회부됐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새정치민주연합 문병호, 이종걸, 김현 의원이 지난 3월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국가정보원 18대 대통령 선거 개입 의혹과 함께 불거진 '국정원 여직원 감금' 사건 관련 첫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 /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