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이 3일 포항구장서 열린 롯데전에서 한국 프로야구 최초 개인통산 400홈런 대기록을 이루고 홈에 들어오고 있다. ⓒNews1
'라이온킹' 이승엽(39·삼성라이온즈)의 한국 프로야구 최초 개인통산 400홈런 기록 달성과 관련해 찬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은 기부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 구단은 22일 "이승엽이 모교인 경상중학교 야구부에 5000만원을 기부할 예정이다. 이 소식을 들은 류중일 감독이 이승엽의 400홈런을 기념하며 충주성심학교 야구부에 1000만원을, 박찬호도 400만원을 기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승엽이 지난 3일 포항구장서 열린 롯데자이언츠 상대 경기에서 한국 프로야구 최초 개인통산 400홈런 기록을 달성하자 삼성 구단은 당초 2000만원을 포상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승엽의 모교(경상중학교) 야구부에 기부할 것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포상금을 5000만원으로 확대했다. 이승엽은 다음달 3일 대구 LG전에 앞서 예정된 KBO 공식 시상식에서 5000만원을 경상중 야구부에 전달한다.
이 소식을 들은 류중일 삼성 감독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류 감독은 400홈런 기록 달성에 대한 찬사의 뜻으로 기부를 결정했다. 청각장애 학생들로 구성된 충주성심학교 야구부에 1000만원을 전달할 예정이다.
류 감독은 "'400홈런'이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기록인가. 한 해 홈런 20개를 치기도 쉽지 않은데, 20개씩 20년을 쳐야 나올 수 있는 대기록"이라면서 "한 마디로 존경스럽다. 감독과 선수란 신분을 떠나, 이승엽은 존경받아 마땅한 기록을 세웠다"라고 기부 결정 배경을 밝혔다.
원조 한국인 메이저리거인 박찬호도 이에 가세했다. 박찬호는 최근 이승엽의 400홈런과 관련해 삼성 라이온즈 김인 사장에게 친필 사인이 담긴 편지와 함께 400홈런을 기념하는 400만원을 기부할 의사를 전해왔다.
박찬호는 편지를 통해 "400홈런의 기록을 기념하며, 이 기념이 한국야구에 전례가 되고, 더 많은 후배들과 유소년들에게 큰 꿈과 목표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삼성 구단에) 400만원을 기부하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삼성 구단은 박찬호 측에 감사를 표하며 그가 보내온 400만원을 역시 류 감독 기부처인 충주성심학교 야구부에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이승엽은 400홈런 달성 후에도 홈런 3개를 더해, 22일 현재 통산 403홈런을 기록 중이다. 홈런 한 개 한 개가 한국 야구의 역사다.
이승엽은 이같은 기부 릴레이에 "(류중일) 감독님과 박찬호 선배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그저 오랜 세월 야구를 하다 보니 쌓게 된 기록일 뿐인데, 큰 의미가 부여된 것 같아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