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택시장에서 전셋값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김포와 광명 등에서 매매가격이 전세가격 상승세를 앞지르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분양시장 열풍과 함께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일부 지역에서 전체 주택시장과 다른 국지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23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1.81%, 전세가격은 5.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이 집값 상승률을 크게 웃돌며 전셋값 끝모르게 오르고 있다.
올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들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2.49% 오르는 동안 전세가격은 4.01% 상승하며 역시 전셋값이 집값 상승률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서울은 올들어 매매가격이 2.18% 오르는 동안 전세가격은 4.66% 상승했다. 경기도는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상승률이 각각 2.52%와 3.66%, 인천은 3.37%와 3.68%를 기록했다.
◇수도권 전셋값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김포와 광명 등 일부지역에서는 매매가격이 전세가격 상승률을 앞서는 역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경기 김포와 광명은 아파트값 상승률이 전셋값 상승률을 웃돌며 수도권 전체 주택시장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김포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4.89% 오르며, 같은 기간 전세가격 상승률 3.99%를 뛰어 넘었다.
한강신도시를 중심으로 새아파트가 기존 아파트보다 높은 가격에 많이 공급되면서 전체 매매가격을 끌어올린데다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이 늘면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김포 한강신도시 파랑새 부동산 관계자는 "전세 수요자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서울 등에서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수요가 많은 상황"이라며 "김포 지역 기존 아파트 매매가격보다 높은 가격의 신규 아파트 공급 역시 평균 집값을 끌어올린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광명 역시 전셋값이 4.07% 오르는 동안 집값이 4.44%나 오르며 매매가격 오름폭이 더 큰 상황이다.
전셋값이 큰 폭 오르고 저금리에 공급마저 크게 줄면서 전세난에 지친 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이 매매가격 상승률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향은 광명6동 조은부동산 대표는 "전세물건의 경우 한 달에 한 건 정도 나올 정도로 공급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며 "공급이 없다보니 서울에서 건너 온 신혼부부들을 중심으로 전세를 구하다가 매매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윤 대표는 이어 "하안동이나 철산동은 새로 지은 아파트들의 경우 30평대 전세가 5억원, 20평대가 4억원 넘는 것도 나올 정도"라며 "작년 매매가격이 지금 전세가격 수준까지 오르면서 매매가격은 더욱 크게 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