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종현 제35대 대한유도회 회장이 2013년 5월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Newsis
최근 산하 연맹의 회장을 폭행해 물의를 일으킨 남종현(71) 대한유도회장이 물러났다.
대한유도회는 25일 "남 회장이 이날 대리인을 통해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사직 사유는 '일신상의 이유'로 돼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한유도회는 대한체육회에 회장 사임 사실을 보고하고 김진도(경북유도회 회장) 부회장을 직무대행으로 승인해줄 것을 요청하는 문서를 제출했다.
이로써 남 회장은 지난 2013년 5월16일 대한유도회장에 취임식을 치른 이후로 2년1개월여 만에 회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대의원들, 회장직 사퇴 촉구
남 회장의 사임 이유는 최근 불거진 폭행사건 때문이다. 남 회장은 지난 19일 강원도 철원군에서 열린 '2015 전국실업유도최강전' 첫날 경기를 마친 후 열린 만찬 자리에서 대한유도회 산하 중고연맹의 회장인 이모(62)씨를 향해 맥주잔을 던졌다. 이는 언론을 통해 보도됐고 남 회장을 궁지로 몰고 갔다.
당시 만찬은 1차 만찬이 끝난 후 남 회장이 운영하는 ㈜그래미(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공장에서 진행된 2차 만찬으로, 대한유도회와 산하 연맹 임원 및 철원 지역 인사 등 여러 명이 함께 자리했다.
남 회장의 폭행에 이 회장은 치아 한 개가 부러지고 인중 부위가 심각하게 찢어져 철원 길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뒤 서울 아산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봉합수술을 받았다. 현재 이 회장은 자택이 있는 포항으로 옮겨 입원한 상태다. 이 회장은 20일 춘천경찰서에 남 회장을 폭력행위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현장 목격자는 "남 회장이 건배 제의를 하러 나온 이 회장에게 '나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했고, 이 회장이 이를 거부하자 맥주잔을 던졌다."고 전했다.
남 회장의 폭력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한유도회 대의원들은 회장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고, 남 회장은 사건 발생 6일 만에 스스로 회장직을 내려왔다.
◇차기 회장 선거는 30일 이사회서 논의..경찰 수사는 불가피
남 회장의 사퇴에 따라 유도계 내의 불미스러운 이슈 하나가 진정 국면을 맞았다. 유도계는 최근 무자격선수 출전·승부 조작·공금 횡령 등으로 40여 명이 불구속 입건돼 악재가 여럿 겹친 상태였다.
다만 남 회장 관련 경찰 수사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강원지방경찰청은 남 회장을 다음달 3일 소환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대한유도회장' 직함을 달고 수사를 받는 일만은 피했지만, 파장이 다른 방향으로 튈지 모르는 일이다.
남 회장의 잔여 임기는 1년 이상. 유도회 정관에 따라 60일 안에 차기 회장 선거를 치러야 한다. 차기 회장 선거는 오는 30일 열릴 예정인 이사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