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으며 금융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 해법에 대해 저명한 이코노미스트들과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리스가 아예 유로존을 떠나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채권단이 그리스의 부채를 탕감해줘 어떻게든 그렉시트를 피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전날 NYT 블로그를 통해서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는 것보다 차라리 탈퇴하는 것이 그리스와 채권단 모두에게 더 낫다"라고 밝혔다.
크루그먼 교수는 "내가 그리스 국민이라면 구제금융안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며 "지난 5년간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이어가느니 유로존을 탈퇴하는게 낫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채권단은 애초에 그리스가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을 했고 이것은 고의였을 것"이라며 "사실상 그리스 정부를 교체하려는 시도였다"라고 트로이카 채권단을 비판하기도 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미 그리스에 뱅크런이 발생한 가운데, 그렉시트가 발생해도 그리스 상황이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렉시트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어려움을 겪더라도 미래를 위해서는 그리스가 유로존에 잔류하는 것이 낫다는 주장이다.
투자의 귀재로 꼽히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지난 26일 "현재 그리스에게 최선의 방법은 유럽연합에 잔류하면서 새롭게 출발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렉시트에 대해서 반대의 입장을 보였다.
21세기 자본으로 유명한 토마 피게티 파리경제대학 교수 역시 같은날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내쫓는다면 이는 대재앙이 될 것"이라고 밝히며 그렉시트에 반대했다.
그는 파이낸셜타임즈(FT)와의 인터뷰에서 "독일과 프랑스는 2차대전 이후 30년간 채무 탕감을 통해서 성장을 이룩했다"며 "이런 독일과 프랑스가 그리스에 긴축 정책을 요구하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우려에도 불구하고 다수 전문가들은 현재 그렉시트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입을 모은다. 모하마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 자문은 "현재로써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날 가능성은 85%"라고 내다봤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