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운영체제 기반의 스마트폰에서만 사용 가능한 공무원 전용 모바일 메신저로 인해 정부가 국민의 혈세를 낭비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발간한 ‘2014 회계연도 결산 부처별 분석’ 보고서에서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지적하며 이에 대한 정부의 후속 조치를 요구했다.
행정자치부는 2014년 모바일을 이용해 행정 업무 처리가 가능하도록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전자정부 구축’ 사업을 추진했다. 행자부는 당시 보안성 강화를 이유로 총 1억 6300만원을 들여 공무원 전용 모바일 메신저인 ‘바로톡’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이 ‘바로톡’ 사업이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에만 사용 가능하고 애플사의 ‘아이폰’ 등 ios 기반의 스마트폰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행자부에 의하면 보안상의 문제로 공무원 메신저를 ios에 적용할 수가 없어 우선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에만 적용할 수 있는 메신저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행자부가 ‘바로톡’을 개발하기 이전부터 이 같은 문제를 충분히 알았었음에도 예산 집행에 들어갔다는 것을 뜻한다. 결과적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만 사용가능한 ‘반쪽짜리’ 공무원용 메신저를 만들게 되면서 예산지출의 효율성을 떨어뜨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예산정책처는 ios 기반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도 ‘바로톡’을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행자부는 국가정보원과의 조율을 통해 추가로 ‘바로톡’ 개발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자부는 ‘바로톡’이 새로 개발되면 올해 안에 중앙 부처와 광역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보는 정치권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남춘 의원실 관계자는 “당초 지난해 안행위 소관 예산안 심사에서 야당 의원들이 ‘바로톡’ 사업에 대해 실효성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며 “앞으로 추가 예산 계획은 현재 ‘바로톡’ 사업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확인해 보고 판단해야 한다.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언제든지 예산을 삭감하거나 중단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지난해 공무원용 메신저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보안을 위한 중요 문건 등은 SNS에서 다룰 것이 아니라 별도의 시스템을 통해 운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행정자치부는 공무원들이 업무 관련 대화와 자료 공유에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바로톡’을 개발해 현재 시범운영 중에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