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발간한 메르스 수습 20인 인터뷰.사진/서울시
박근혜 대통령이 메르스 컨트롤타워를 역학 전문가에게 맡긴 것을 두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현실과 동떨어진 조치였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박 시장은 6일 서울시가 기획한 '메르스 수습 20인 인터뷰'에서 "여러 사태를 파악하고 취해야 될 조치의 여러 내용과 수준에 대해서는 지휘권자가 갖고 있는 고유한 판단의 몫이 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박 시장은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는 사람들은 사태에 대한 판단력, 통찰력, 집행력, 추진력 등이 중요하다"며 "최종의 결정권자는 중앙정부로 따지면 대통령이고, 서울시로 따지면 서울시장이다. 그래서 막강한 권한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도 콘트롤타워 구성의 적정성을 묻는 질문에 비슷한 말을 했다. 그는 미국의 예를 들면서 "초동 대응 권한은 (전문가에게)주되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중앙의 책임이 있는 사람, 즉 모든 권한을 동원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인 대통령이 컨트롤타워의 장을 맡아야 한다"며 "정부 정과 예산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는 사람한테 컨트롤타워를 하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르스 역학조사위원회 위원인 천병철 고려대 의대 예방학과 교수도 "이번에 컨트롤타워가 엄창난 혼란이 있었다"며 "컨트롤타워는 두뇌에 해당하는 기관이고 실제로 머리가 여러개로 나눠지면 손발은 바쁜 것 같지만 제 할 일을 못한다. 컨트롤 부재로 중앙 정부간에서도 손발이 안 맞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인터뷰는 메르스 현장에 있었던 행정가와 의료인 등 20인이 참여했다. 지난 6월22일부터 지난 1일까지 위부 전문기관에 의해 진행됐다. 인터뷰를 통해 메르스 사태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사항을 기록하자는 취지에서 진행됐다. 6일부터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전문이 공개될 예정이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