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이 2001년 이후 8년만에 최악의 수준을 기록하는 등 기업 수익성이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8년 기업경영분석(잠정)'에 따르면 기업들의 2008년중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전년(5.3%)보다 0.3%포인트 떨어진 5.0%를 기록했다. 원유 등 원자재가격이 오르면서 원가부담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특히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2.9%를 기록, 전년 5.5%보다 2.6%포인트나 크게 하락하면서 2001년 1.7% 이후 8년만에 가장 최악을 나타냈다.
이처럼 순이익률이 급감한 것은 외환차손, 외화환산손실, 파생상품 평가·거래 손실 등 영업외비용이 증가하면서 기업들의 영업외수지가 크게 적자 전환했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재무구조도 지난해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130.6%로 전년 말 116.1%보다 14.5%포인트 더 높아졌다.
이는 토지자산재평가에 따른 차익은 늘었지만 단기순익이 급격히 감소하고 외화부채를 포함한 장단기차입금·회사채가 더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차입금의존도도 28.4%를 기록, 전년말 26.6%보다 1.8%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들은 성장성 부문에서는 양적으로 그나마 양호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중 기업 매출액은 전년보다 19.1% 증가하면서 1995년 21.2% 성장 이후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원유 등 원자재값과 환율 상승으로 인해 제품판매가가 오르고 수출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총자산 역시 토지자산 재평가와 재고자산 증가로 인해 전년보다 16% 증가했다.
하지만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박진욱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물량이 많이 늘어난 것이기 보다는 제품가격 상승과 환율 상승 등 가격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며 "총자산도 생산능력 확충과 관련이 있는 기계설비 자산, 건물·구축물보다는 토지자산 재평가, 경기 부진에 따른 재고자산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또 "기업들의 수익성 회복이 무엇보다 급선무"라며 "부채비율도 제도적인 지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악화되는 속도가 빠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수익성과 재무구조의 악화 정도는 대기업과 수출기업이 중소기업·내수기업보다 더 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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