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어닝시즌의 막이 올랐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우려감이 짙은 모습이다. 주요 기업들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계속해서 하향 조정되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7일 삼성전자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31% 감소(전분기 대비 1.87% 증가)한 48조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3% 감소(전분기 대비 15.38% 증가)한 6조9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매출 52조원, 영업이익 7조원)를 밑돈 수준이다.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친 성적표를 내놓은 대장주에 이어 주요 상장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의 하향조정세가 가팔라지고 있다”며 “5월까지 이어진 수출부진과 함께 메르스 확산에 따른 내수소비 위축, 대외 불확실성 요인 등 악재들이 겹치면서 실적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추정기관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155개 상장사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한 달 전에 비해 3% 넘게 낮아졌다. 지난달 7일 32조9035억원에서 이달 6일 31조8809억원으로 한 달 새 1조원226억원(-3.11%) 낮게 전망됐다. 3개월 전의 컨센서스(33조1637억원)와 비교하면 3.87% 하향 조정된 것이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26개 업종 중 17개 업종이 한 달 전 전망치보다 눈높이가 낮아졌다. 한 달 새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가장 많이 하향 조정된 업종은 조선업종으로 58.63% 낮아졌고, 뒤이어 운송(-37.62%), IT가전(-32.03%), 디스플레이(-28.09%), 은행(-21.57%), IT하드웨어(-18.43%), 화장품·의류(-14.37%), 호텔·레저(-12.74%), 건강관리(-10.17%), 자동차(-8.34%), 소프트웨어(-7.02%), 건설(-5.97%), 유통(-5.65%), 반도체(-5.49%), 철강(-3.71%), 기계(-2.25%) 순으로 하향 조정됐다.
반면, 에너지(31.34%), 유틸리티(17.97%), 화학(13.68%), 보험(12.6%), 비철금속(6.28%), 필수소비재(3.68%), 증권(3.06%), 통신서비스(2.13%), 미디어·교육(0.32%) 등은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어닝시즌의 핵심은 화학, 에너지 등 유가관련 업종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2분기 중 60달러 전후의 유가가 지속되면서 마진 개선이 2분기에도 더 극대화 되었을 것으로 예상하고, 이러한 점을 반영해 화학, 에너지 업종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