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올 2분기 자금이 가장 많이 증가한 펀드는 유럽과 일본펀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에서는 가치주, 공모주, 배당주펀드가 꾸준히 자금을 끌어모으며 시장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9일 NH투자증권이 올 2분기 펀드자금 동향을 살펴본 결과 유럽펀드가 7600억원, 일본펀드는 4370억원으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양적완화(QE)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고 경제성장률과 제조업, 물가상승률 등 지표 개선 등을 감안할 때 투자 매력이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반면, 1분기 자금을 끌어모았던 중국 본토펀드는 1270억원 증가에 그쳤는데 이는 5월 800억원, 6월 1000억원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올 들어 급등한 데 따른 차익실현과 6월 중순 이후 지수가 급락하면서 투자가 주춤한 것으로 분석된다.
테마별로 보면 공모주, 가치주, 배당주 펀드가 자금을 많이 끌어들였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들 펀드는 2분기 뿐만 아니라 6개월 1년, 2년, 3년 등 각 구간별로 증가액이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어 최근 펀드 시장을 주도하는 이른바 '3대 천왕'이라고 부를만하다"고 평가했다.
수익률에서는 중·소형주펀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올해 들어 중·소형주펀드 수익률은 매월 2.8%~5.1%의 평균 수익을 거두면서 연초 이후 24.6%라는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다. 반면, 글로벌 리츠펀드는 2분기에만 8%손실을 나타냈다. 문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이 글로벌 전체로 미칠 경우 금융조달 비용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시중금리 인상이 리츠 투자수요를 감소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2분기 신규로 설정된 펀드의 가장 큰 특징은 중국 IPO 전략을 구사하는 상품이 대거 등장했다는 점이다. 중국 IPO 투자에 대한 고수익 기대감, 중국 증시의 단기급등에 따른 상장주의 부담, 중국 채권의 상대적인 고금리와 정책금리 인하, 위안화 절상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주의할 것은 전체 틀은 IPO 투자를 표방하지만, 세부적으로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 IPO 시장에 기관 자격으로 직접 참여하는 방법과 중국 현지에서 운용되는 IPO 펀드를 통해 간접 투자하느냐에 따라 종목과 편입 비율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투자 운용 과 전략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