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허경욱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26일 "금융시장이 안정돼가는 상황에서 북한 핵실험 이후 시장이 반응을 보이다가 안정을 되찾았다"며 "앞으로 빈틈 없이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허 차관은 이날 오전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경제금융 상황 점검회의' 모두발언에서 "북한 핵실험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지만, 아직 금융시장은 취약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와 한은은 북한 핵실험이 국내 금융시장에 별다른 충격을 주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과거 몇 차례 비슷한 사건을 겪은 만큼 북핵문제에 대한 '학습효과'가 시장에 확산됐고, 무디스나 스탠다드앤푸어스(S&P) 등 국제 신용평가사 역시 한국의 신용등급에 이미 북핵 리스크를 반영해놨다는 설명이다.
북한의 핵실험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 때 급락했지만 이후 낙폭이 급격히 축소되면서 전날보다 2.85포인트(0.2%) 하락한 1400.90으로 마감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급락장에서 매수세를 확대하며 기관투자자의 매물을 소화했다. 실제로 핵실험 발표 직후 560억원이었던 외국인 순매수는 장이 마칠 때 2094억원까지 확대됐다.
환율 역시 핵실험 보도에 따라 급등하기도 했지만 코스피 낙폭이 축소되고 수출업체의 달러화 매도세가 확대되며 전날보다 1.6원 오른 1249원으로 마감했다.
그러나 정부와 한은은 경우에 따라 이번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의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으로 인식돼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비상대책팀'을 가동해 국내외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동향을 점검할 방침이다. 비상대책팀은 총괄대책팀을 비롯해 국제금융시장 대책팀, 국내금융시장 대책팀, 수출시장 대책팀, 원자재확보 대책팀, 생필품가격안정 대책팀 등으로 운영된다.
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비상금융통합상황실을 중심으로 외환, 주식, 채권 등 각 시장별 특이사항을 실시간으로 점검할 계획이다.한은 역시 필요할 경우 금융시장 안정 조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허 차관은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긴장을 끈을 늦추지 않겠다"며 "특히 시장이 과민한 반응을 보이지 않도록 외국인 투자자에게 정확한 사실을 알리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허 차관을 비롯해, 이창용 금융위 부위원장, 이주열 한은 부총재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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