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전 고검장 상해 입힌 60대 남성 기소

입력 : 2015-07-16 오전 10:44:22
박영수 전 서울고검장(63)을 흉기로 습격한 60대 남성이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이철희)는 공업용 커터칼로 박 전 고검장의 목 부위에 상해를 입힌 이모(63)씨를 살인미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달 17일 자정쯤 서울 서초구 서초중앙로의 한 빌딩 앞에서 커터칼을 사용해 박 전 고검장을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008년 6월 '슬롯머신 대부' 정덕진씨의 고소로 서울남부지검의 수사를 받은 후 기소됐으며, 2009년 9월 서울고법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씨는 2009년 11월 자신의 재판에 출석했던 정씨를 모해위증죄 등으로 서울서부지검에 고소했지만, 해당 사건은 서울남부지검으로 이송된 후 2010년 11월 혐의없음 처분됐다.
 
당시 이씨는 정씨의 변호인으로 박 전 고검장이 선임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른바 '전관예우' 때문에 정씨가 혐의없음 처분된 것으로 판단했다.
 
이씨는 이후부터 전관예우 때문에 혐의없음 처분됐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작성해 청와대 등에 제출하고, 서울남부지검, 국회의사당 등에서 상복을 입은 채 1인 시위를 펼쳤다.
 
그러던 중 지난달 10일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인사청문에서 박 전 고검장이 발언하는 것을 보고, 보복을 하면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배임 등으로 유죄 확정된 사건의 재심도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했다.
 
결국 이씨는 그달 16일 오후 10시쯤까지 박 전 고검장이 퇴근할 때까지 기다린 후 주머니에 준비한 비출나이프로 찌르려 했지만, 박 전 고검장과 수행비서에게 빼앗겼다.
 
이후 정씨를 고소한 사건, 자신이 유죄를 받은 사건 등에 관해 박 전 고검장과 대화를 하던 이씨는 정씨의 혐의에 대한 처분이 전관예우라 생각하고 격분해 다른 주머니에 있던 커터칼을 휘둘렀다.
 
박 전 고검장은 윤씨의 도움으로 근처의 병원으로 가 봉합수술을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이 약 2주간의 치료를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는 전관예우란 불합리한 관행에 의해 억울한 피해를 봤다는 생각에 집착해 있는 점, 성인 재범위험성 평가도구 평가 결과 14점으로 재범 위험성이 '높음' 수준에 해당하는 점 등을 비춰 보면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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