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주가가 제일모직과의 합병 결정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가 하락으로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될 것인지도 관심사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주가는 주주총회 전날인 지난 16일 6만9300원에서 합병결의 직후 6만2100원으로 하락했다. 이어 이날 5만9200원으로 마감하며 6만원대가 무너졌다. 4거래일 동안 주가가 14.65%나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매도에 나선 것이 눈에 띈다. 17일 146만9239주, 20일에는 69만3979주 등 총 220만주, 14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삼성물산 보유지분율도 16일 33.23%에서 20일 기준으로 31.85%까지 감소했다.
대다수 증권사에서 합병안건이 통과되면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주가가 약세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그룹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경영승계에 대한 외국인들의 불만이 표출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합병이라는 이벤트가 종료되고, 단기 차익매물이 나오면서 현재 주가가 부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주가하락으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여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주식매수청구권은 주식회사 합병 등 주주의 이익과 중대한 관계가 있는 사항에 대해 반대할 경우, 자신의 소유주식을 공정한 가격에 매수할 것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쳐 1조5000억원이 넘는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될 경우 합병이 취소될 수 있다. 삼성물산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금액은 보통주 1주당 5만7234원으로, 21일 삼성물산 종가 5만9200원과는 불과 1966원 차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주식매수청구권에 의한 합병무산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이달 2일부터 16일 사이에 두 회사 합병에 대해 반대의사를 사전통보해야 권리를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리사용을 할 수 있는 주주가 제한적인데다가, 주가가 상승하면 주식매수청구권이 의미가 없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합병승인으로 현재 주가가 하락하고 있지만, 합병 이후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는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식매수청구권 변수로 인한 합병무산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