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테슬라가 올해 상반기 국내시장에서 1만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다만 하반기 다양한 전기차 모델이 출시를 앞두고 있고
현대차(005380) 아이오닉5 실적이 증가세를 나타내면서 테슬라의 독주체제에 변수가 작용할 전망이다.
11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 상반기 1만1629대를 판매해 전년동기(7079대) 대비 64.3%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테슬라가 지난해 판매한 1만1826대와 비슷한 수치를 달성하면서 올해 수입차 순위에서 메르세데스-벤츠(4만2248대), BMW(3만6263대)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테슬라의 상승세는 보급형 차량인 모델3와 모델Y가 이끌었다. 모델3는 6275대, 모델Y는 지난 2월 출시 후 5316대로 테슬라 전체 실적 중 각각 54.0%, 45.7%를 차지했다. 반면,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는 5700대가 판매됐으며, 화재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코나EV는 1429대에 그쳤다. 코나EV는 5월 48대, 6월 0대를 기록하면서 단종 수순을 밟고 있다.
테슬라가 올 상반기 1만대가 넘는 판매실적을 기록하면서 전기차 시장을 주도했다. 사진/테슬라코리아
기아의 경우 니로EV가 3586대가 팔렸고, 쏘울EV는 27대에 불과했다. 한국지엠 볼트EV는 942대, 르노 조에는 419대가 판매됐다. 테슬라를 제외한 수입차 브랜드들의 판매도 저조한 상황이다. 포르쉐 타이칸 915대, 벤츠 EQC 337대, 아우디 e-트론 77대, 재규어 I-PACE 22대로 테슬라 모델3·모델Y 실적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전기차 신차들이 대거 출시되면서 상반기보다 전기차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는 이달 첫 전용 전기차인 EV6를 출시할 예정이다. EV6는 77.4kWh 배터리를 장착한 롱레인지 후륜모델의 경우 1회충전 주행거리가 최대 475km에 달한다.
제네시스는 지난 7일 G80 전동화 모델을 출시했다. 브랜드 최고 수준의 정숙성을 확보하기 위해 능동형 소음 제어 기술인 ANC-R을 기본 적용했다. 또한 고급 전기차 세단의 이미지를 앞세워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반도체 수급난이 해소된다면 아이오닉5의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현대차
벤츠도 조만간 전기 컴팩트 SUV ‘더 뉴 EQA’를 선보일 계획이다. EQA는 EQC에 이어 국내에 두 번째로 출시되는 순수 전기차이며, 가격은 5990만원으로 책정됐다. 전기차 보조금 100% 지급 구간인 6000만원 미만 조건을 충족한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보조금 신청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아직 정확한 보조금 액수는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고객들이 보조금을 받으면 4000만원대에서도 구입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해소되면 아이오닉5 실적이 증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아이오닉5는 국내 사전계약 첫날 2만3760대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지만 부품 수급문제로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아이오닉5는 4월 114대, 5월 1919대, 6월 3667대가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 수급상황이 개선되면 테슬라를 위협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재용 한국자동차미래연구소 소장은 “하반기에도 반도체 수급난으로 아이오닉5나 EV6 등 국내 전기차 생산이 늦춰진다면 테슬라의 독주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반면, 생산이 원활해진다면 소비자들이 다양한 전기차를 비교하면서 구매를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