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욱 드림치과 대표원장
치과에서 하게 되는 여러 치료 중에서 치아를 때우는 ‘인레이’방식의 치료 시 “어떤 재료”로 치료를 하게 될지 결정을 해야 한다. 치료 재료로는 아말감, 금, 레진, 세라믹 등이 있다. 전통적으로 치과에서 가장 좋은 재료는 ‘금’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비싸기도 하고 금속이지만 무른 성질로 인해서 치아에 해도 적으면서 적합도 가장 잘 되는 재료로 알려져 있어서 예전부터 현재까지도 좋은 재료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그 사이에 수많은 치과 재료들이 나온 지금도 금이 가장 좋은 재료일까?
우선 금이 가장 좋은 재료의 왕좌에 수십 년간 올라 있는 이유를 살펴보자. 금으로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다른 금 세공과 마찬가지로 주조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치과용 금 합금은 이러한 주조과정에서 정밀도가 좋은 편이다. 다시 말해 오차가 적어서 치아에 잘 맞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무른 성질로 인해서 치료받은 치아와 맞닿는 치아에 해가 적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일단 색이 치아와 맞지 않아서 앞니나 눈에 띄는 곳에 치료가 힘들다. 또 하나는 치아와 “접착”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치아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빡빡하게 들어가야 오래 간다. 물론 치아에 붙일 때는 접착제를 사용하지만 최근에 나온 레진이나 세라믹처럼 접착이 된다기 보다는 접착제로 빡빡하게 홈에 끼워 넣는다고 보면 된다.
문제는 인레이 방식으로 끼워 넣을 때 간혹 치아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금 인레이가 치아에 끼워지면서 치아를 벌리는 힘이 작용하게 되고 그런 경우 장기적으로 치아에 금이 가기도 한다. 보통 크랙 투스 신드롬(crack tooth syndrome)이라 불리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충치는 없는데 금이 가서 시리거나 통증을 느끼고 심하면 치아가 깨지거나 갈라지기도 한다.
최근 연구에서도 금으로 치료받은 치아의 경우 약 20%에서 금이 가는 현상을 볼 수 있고 반면에 세라믹 계열 재료의 경우 1%미만이라는 결과도 나왔다. 치아를 완전히 씌우는 크라운의 경우 이러한 문제가 생기지 않지만 인레이의 경우 이제 금이 최고의 재료라는 왕좌에서 슬슬 내려올 때가 되어간다.
최근에 나온 재료 중 금 인레이를 대신 할 수 있는 재료는 ‘하이브리드’로 불리는 세라믹과 레진이 섞여있는 타입과 세라믹으로만 되어있는 타입, 두 가지가 있다. 두 재료 모두 금의 단점인 색과 접착에 있어서 상당히 뛰어난다. 치아와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치아 색과 유사하며 치아에 상당히 단단하게 접착이 된다. 금처럼 치아에 끼워 넣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치아에 금이 가게 하지 않을 뿐 아니라 단단히 접착되어 치아가 금이 가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아줄 수도 있다. CAD/CAM 등의 제작 방식도 최근 상당히 발전되어 금에 가까운 정밀도를 보여주기 때문에 인레이 방식의 치료에서는 이제 최고의 재료의 왕좌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세라믹 계열 재료의 가장 큰 단점은 과도한 힘이 가해졌을 때 깨진다는 것이다. 금은 금속이기 때문에 깨지지는 않지만 세라믹 계열 재료는 일정 이상의 힘이 가해지면 어쩔 수 없이 깨지게 된다. 하지만 깨지는 것이 무조건 단점이라고 하기도 힘들다. 음식을 먹을 때 실수로 단단함 음식을 과한 힘으로 씹게 되거나 평상시 씹는 힘이 과한 경우라면 금의 경우 깨지지 않고 그 힘을 고스란히 치아에 전달하게 된다. 그러면 금은 멀쩡하지만 치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세라믹 계열의 재료의 경우에는 이렇게 큰 힘이 가해지는 경우 재료가 깨지면서 치아에 전달되는 힘을 줄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단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아직까지도 치과의사 사이에서 조차 어느 재료가 가장 좋은 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다만 최근 세라믹 계열 재료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더 이상 금만이 최고의 재료는 아니다. 케이스에 따라 가장 좋은 재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 박종욱 드림치과 대표원장
-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치의학과
-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석사졸업, 박사과정
-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보존과 인턴, 레지던트 수료
- 대한 턱관절 교합 학회 회원, 교합 아케데미 수료
- 대한 치과 보존 학회 회원
- 대한 구강악안면 임플란트 학회 회원
- 대한 심미치과 학회 회원
- 대한 생체 지르코니아 연구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