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공 앞둔 고척돔에 대한 루머와 진실 ②

입력 : 2015-07-22 오후 11:00:00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대한민국 첫 돔 야구장인 '서울시 서남권 야구장(일명 고척돔)'의 공사가 오는 9월말 준공 검사만을 남겨두고 있다. 공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최근 온라인에서는 고척돔에 대한 문의 글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뉴스토마토>는 앞서 지난 2일자 기사('완공 앞둔 고척돔에 대한 루머와 진실')를 통해 고척돔에 대한 네티즌들의 각종 의문점을 현장 공사 관계자와 서울시에 문의해 풀어냈다.
 
이후 많은 독자들이 이메일을 통해 또 다른 질문들을 수차례 보내왔다. 이에 서울시·시공사 등을 통하거나 현장취재로 얻은 정보를 추가로 소개한다. 
 
◇내야 고층 관람석에서 찍은 고척돔 내부. (사진=이준혁 기자)
 
◇변경된 준공 예정 시점은 9월말···올해 '가을야구'는 무리
  
그동안 시는 지난 달 말을 완공 목표로 공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지난 기사에서 밝힌 것처럼 시는 당초 공언을 무리하게 지키기보다 안전하고 내실있는 공사를 위해 준공 검사일을 늦추기로 결정했다.
 
준공검사를 받는 시기에 대해 지난 기사에는 8~9월일 것이라고 막연하게 표현했다. 하지만 시점을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 누리꾼들이 꽤 많았다.
 
본지 취재결과 현재 시공사와 시의 준공검사 목표 시점은 오는 9월 마지막 주다. 최대한 넉넉하게 기간을 잡되 눈이 내리지 않는 시기에 운영해보기 위해서다. 반년 가량의 기간 동안 가을과 봄에 시운전이 가능하다.
 
다만 일부 누리꾼들이 바라는 '고척돔에서의 올해 포스트시즌(넥센히어로즈가 참여할 경우) 진행'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관중이 적고 구장 일부만을 사용하는 고교야구 대회 결승 경기라면 하루 정도 구장을 쓰도록 해도 무리는 아니다. 반면 관중수가 많고 야구장 곳곳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는 시운전 중인 구장을 쓰기란 쉽지 않다.
 
결국 프로야구단이 고척돔을 사용하는 시기는 2016시즌 개막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척돔 지하 주차장·수익시설과 동양미래대학 방향의 지상 간을 잇는 계단과 에스컬레이터(왼쪽 위), 수익시설 공간 중 가장 큰 공간(오른쪽 위), 가두형 상업 매장 설치가 가능한 지하 공간(아래). 오른쪽 위 사진의 공간과 동일한 공간이 하나 더 있다. (사진=이준혁 기자)
 
◇임대료 받을 수익시설 공간이 없다?···SSM 입점 가능한 공간도 있어
 
온라인에는 고척돔의 단점에 대한 글이 난무하고 있다. 이중에는 사실인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단점으로 언급되는 것 중 하나는 임대가능시설이 적어 운영주체가 수익을 내기 힘들 것이라는 점이다. 일부 누리꾼은 이를 거론하며 서울시가 다른 도시들과 달리 정상적인 임대료를 책정할 자격이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본지에서 최근 현장을 세 번 방문한 결과 공간은 충분히 넓었고 각 점포 공간으로 나누어 쓸 수 있게 설계돼 있었다. 지하층 중앙 복도로 인해 반이 갈리긴 하나 고척돔 지하의 임차 가능 공간은 중형 SSM(Super Super Market) 정도는 수용 가능해 보인다.
 
구일역 서측 출구가 완공된 후 동양미래대학·구로성심병원 이용객 중 수도권전철 이용객은 구장 주변을 오가게 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고척돔 지하에 설치된 수영장. 오른쪽 아래 사진의 공간은 22일 현재 이용객 사물함 등의 설치가 마무리됐다. (사진=이준혁 기자)
 
◇서울시의 2년간 직영체제···수영장·헬스장 공개 입찰 예정
 
본지는 지난 5월26일 기사 '넥센, 서울 고척돔에 둥지 트나'에 고척돔으로 입성이 유력한 프로야구단 운영기업 ㈜서울히어로즈(현 넥센히어로즈)와 서울시가 시 2년 직영과 일일대관조건으로 최근 고척돔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에는 고척돔 운영 주체가 확정되지 않았다. 서울특별시체육시설관리사업소 운영, 서울특별시시설관리공단 운영, 제3의 시립 관리운영주체 신설, 관광체육국 산하 조직 구축, 공개입찰을 통한 민간위탁 등 여러가지 안이 거론됐다.
 
그렇지만 최근 취재 결과 고척돔은 서울특별시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공단은 그간 장충체육관(장충동)과 월드컵경기장(상암동) 등의 대규모 체육 시설은 물론 지하도상가와 어린이대공원 등도 운영한 시의 산하기관이다. 지하에 쇼핑 공간이 형성된 복합문화체육시설 운영에 적합한 관리 주체다.
 
다만 수영장과 헬스장은 다시 공개입찰 절차에 들어간다. 공단이 2년간 고척돔 운영을 맡는 것은 맞지만, 수영장과 헬스장은 공단이 민간에 공개입찰을 실시해 운영할 주체를 찾는다. 현재로서는 수영장과 헬스장은 일괄입찰이 아닌 분리입찰이 유력하다. 
 
◇북쪽에서 찍은 고척돔 전경. (사진=이준혁 기자)
 
◇소음 최소화···지붕은 3중막·외창은 복층 차음유리 설치
 
내년부터 고척돔의 야구장을 사용할 것이 유력한 ㈜서울히어로즈(넥센히어로즈)는 현재 쓰는 목동야구장 주변 주민들로부터 각종 비난을 받아왔다.
 
빛공해, 주차난 및 취객 유발 등 비난을 받는 데에는 다양한 사유가 있지만 최대 원인은 소음이다. 삼중창을 뒀지만 사람 간의 대화는 물론 TV 소리도 음량을 최대로 높이지 않으면 들리지 않았고, 이는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고척돔은 서쪽에 고원초교·경인고교가 위치하고 경인로 건너편에 고산초교가 있다. 목동야구장·목동아파트 530동에 비해 가깝다. 고척돔도 소음이 우려된다는 걱정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서울시는 지붕의 막과 내야와 외야를 잇는 부분에 있는 유리창 모두 차음에 좋은 소재를 썼다고 전했다. 이 차음 설비는 야구장 내 소리의 유출을 최소화는 물론 바깥에서 나는 소음을 야구장 안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역할도 겸한다.
 
고척돔의 하늘은 김포공항으로 향하는 항공기가 다니는 주요 경로로,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는 오후 6~8시대는 많은 항공기 운항이 이뤄지는 시간대다. 정상적인 경기진행을 위해서는 바깥 소음의 야구장 유입을 줄여야 한다. 차음 대비는 두 가지를 모두 감안했다.
 
지붕은 '테프론 외막-투명 차음막-흠음 내막' 순으로 갖추고 특수 약품을 처리해 소음을 최대한 막으려 했다. 현재 고척돔 지붕이 노랗게 보이는 이유가 바로 이 약품 처리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약품 효과는 남고 색깔은 막의 본색인 흰색으로 회귀한다.
 
외창은 복층의 특수 차음유리를 쓰고 방음용 커튼월을 설치했다고 답변했다. 전·후면을 각각 흡음재와 차음재로 마감한 유리로 외창 구입과 설치에만 14억원이 투입됐다.
 
시와 시공사 등의 시뮬레이션 측정 결과 소음저감을 위한 조치가 없을 경우에 70.6㏈~75.2㏈(데시벨)이던 소음은 조치 이후 36.2㏈로 반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서남권 야구장(고척돔)은 서쪽에 고원초교와 경인고교가 있지만 특수 차음 유리와 차음 커튼월 등을 사용, 소음의 유출입을 줄였다. (사진=이준혁 기자)
 
◇공연용 설비 많지 않다?···직접 가져오기에 설치 무의미
 
누리꾼들이 음향·조명 인프라가 얼마나 잘 갖춰진 것인지도 궁금해했다. 고척돔에서는 프로야구 경기는 물론 공연도 진행되기 때문이다.
 
시와 시공사는 프로야구 경기장에 적합한 수준으로만 설치했다고 답했다. 굳이 최고의 음향, 조명 시설을 갖출 필요가 없기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시와 시공사가 국내 공연계 인사들과 자문회의를 여러차례 한 결과 "(2~3만명 수용이 가능한) 고척돔을 쓰는 공연 주체라면 설비를 자신들에 맞게 직접 가져와서 설치한다"는 결론을 냈다. 특히 소리에 민감한 음악가들은 모든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기존에 설치됐던 장비를 잠시 떼고 사용해오던 장비를 설치해 쓰는 경우가 많다. 
 
결국 시는 음향·조명 장비는 프로야구 경기를 하는 데에 있어 상급의 수준 정도로만 설치했다. 대신 장비의 추가 설치를 용이하게 하고자 다양한 고정용 구조물 등을 다수 설치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구조물은 세계의 웬만한 공연장비 하중을 버틸 수 있는 정도로 설치됐다. 
 
사실 고척돔에 대해서는 프로야구 경기 말고도 다양한 수요가 있다. 이미 시는 고척돔을 공연장으로 사용하려 하는 다수 기획사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서울 서남부 지역에서 대형 콘서트가 가능한 유일 공간이기 때문이다. 주변 영향수요도 많다. 잠실·방이 체육시설의 테헤란로(퇴근 후 수요)-분당·위례(대규모 신도시)-잠실역(교통중심지)의 역할은 가산·여의도-목동·부천-영등포·구로 등이 각각 나누어 담당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연예·공연 기획사의 밀려오는 문의 중에는 독점계약 문의도 있다. 수익적 측면에서만 보자면 공연을 하는 것이 수익은 훨씬 더 많을 수 있다"면서도 "그래도 야구장으로서 지었다. 프로야구 경기가 열릴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서남권 야구장(고척돔) 외야 출입구에서 보는 구일역 서측 출입구 예정지. 고척돔은 여의도·영등포·목동·부천·안양 등지와 대중교통으로 어렵지 않게 오갈 수 있는 좋은 입지에 위치한다. 고척돔과 구일역 서측 출입구 입구까지 걸리는 시간은 도보 1분(성인 남성 기준) 정도로 짧다. (사진=이준혁 기자)
 
◇외야 고층 관람석에서 찍은 고척돔 내부. 천장 곳곳에 설치된 고정용 구조물과 외야석 난간에 부착된 화재 대응용 장치인 스프링 건(Spring Gun) 등이 눈에 띈다. 음향·조명 장비 설치를 위해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보행자 통로 캣 웍(Cat Walk)도 네 군데 설치됐다. (사진=이준혁 기자)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준혁 기자
이준혁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