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발표됐다.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하면서 '서프라이즈'는 없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9월 금리 인상의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연준이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뚜렷한 힌트를 제시하지 않아 정확한 시기를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연준, 미국 경제 낙관적 평가
29일(현지시간) 연준은 양일간 개최한 FOMC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종전과 같은 0~0.25%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성명에서 미국의 경기활동이 완만하게 확장하고 있고, 경제 전망을 둘러싼 위험이 거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기존의 평가를 유지했다.
고용시장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보다 더욱 낙관적인 모습을 보였다. 연준은 "일자리가 견고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실업률이 감소하는 등 노동시장이 계속해서 향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연준이 새로운 성명에서 금리 인상을 위해서는 고용시장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기존 성명에 ‘약간의(some)’ 라는 단어를 추가한 것에 집중했다.
기존의 성명서에는 “금리 인상에 앞서 노동 시장의 추가 개선을 확인하겠다”라고 밝혔지만 이것이 '약간의 추가 개선'으로 바뀐 것이다.
이에 대해 월가에서는 미국의 고용시장 회복에 대해 연준이 좀 더 확신을 가져 이와 같은 단어를 추가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실업률은 5.3%까지 떨어지며 완전 고용에 근접하고 있다.
다만 연준은 물가가 오르지 않는 것에 대한 우려감을 내비쳤다. 연준이 물가지표로 선호하는 개인 소비지출 가격지수는 지난 5월 전년대비 0.2% 올랐고 근원 물가는 1.2% 상승하는데 그쳤다.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1.8%대로 연준 목표치인 2%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준은 성명에서 부진한 인플레이션에 대해 언급하고 물가 흐름을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9월? 12월? 금리 인상 시기 놓고 전망 ‘분분’
연준이 회의에서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뚜렷한 힌트를 주지 않으면서,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시기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시장이 가장 유력한 금리 인상 시기로 보고 있는 시점은 9월이다.
9월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전문가들은 연준이 미국 경제에 대해서 보다 낙관적으로 평가한 것을 지적하며 이것이 곧 금리를 올리겠다는 신호였다고 설명했다.
피터 카딜로 록웰 글로벌 캐피탈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성명 내용은 생각보다 더 매파에 가까웠다"며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CNBC설문조사에서도 35명의 이코노미스트들 가운데 50%가 넘는 이코노미스트들은 9월 금리 인상을 점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각에서는 연준이 부진한 물가에 대해 우려한 것을 지적하며 금리 인상이 늦춰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연준 전문 기자로 유명한 존 힐센레스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는 "연준이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 아무런 시그널을 주지 않았다"며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낮은 것은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 것에 대해 망설이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힐센레스 기자는 "시장에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논쟁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한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 만장일치로 연준이 금리 동결을 결정한 점을 지적하며 아직 첫 금리 인상이 임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WSJ은 최근 중국의 증시 급락과 신흥국 경제 둔화, 유가 급락 등도 연준의 자신감을 줄어들게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앨런 게일 리지워쓰 인베스트먼트 이사는 “연준이 첫 금리를 올릴만한 충분한 준비가 안됐다고 생각한다"라며 “특히 이번 금리 동결 결정에 반대표가 없었다는 것이 이 의견에 더 힘을 보탠다”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7월과 8월에 발표될 미국의 경제 지표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고용 지표가 금리 인상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준은 올해 9월과 10월 또 12월 세 차례 회의를 남겨두고 있고 다음번 회의는 9월 16~17일에 열릴 예정이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