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퇴임하는 민일영 대법관(60·사법연수원 10기) 후임 대법관 후보자로 강형주(55·사법연수원 13기) 법원행정처 차장, 성낙송(57·14기) 수원지법원장, 이기택(56·14기) 서울서부지법원장 등 3명이 추천됐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김종인)는 4일 전체회의를 열고 강 차장 등 3명을 민 대법관 후임으로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고 밝혔다.
양 대법원장은 이 가운데 1명을 선택해 조만간 박근혜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예정이다. 임명제청이 된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취임한 뒤 6년간의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제청대상 후보자들은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충실히 보장할 수 있는 법률가로서 뛰어난 능력과 자질을 갖췄다"며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를 아우르며 대법원이 최고법원으로서 본연의 헌법적 사명을 다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풍부한 경륜과 인품은 물론, 국민의 높은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도덕성과 청렴성까지 두루 겸비했다"고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대법관 후보로 추천된 강형주 법원행정처 차장, 성낙송 수원지법원장, 이기택 서울서부지법원장(왼쪽부터)
강 차장은 전남 함평 출신으로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서울지법 남부지원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민사지법 판사, 서울형사지법 판사,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법무담당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기획담당관 등을 역임했다. 이후 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민사수석부장판사, 인천지법원장을 거쳐 지난해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임명됐다.
성 법원장은 경남 산청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서울형사지법 판사로 법관을 시작했으며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심의관, 법원행정처 공보관 등을 역임했다. 이후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 대구고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과 민사수석부장을 거쳐 서울고법 부장판사에서 지난해 수원지법원장으로 취임했다.
이 법원장은 서울출신으로 경성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서울민사지법 판사, 서울민사지법 판사,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심의관, 서울고법판사, 대구지법 김천지원장,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이어 특허법원 부장판사, 특허법원 수석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거쳐 지난해 서울서부지법원장으로 취임했다.
한편 주목을 끌었던 재야 법조계 변호사 출신들은 이번에도 단 한명도 추천되지 못하면서 대법원 구성원 다양성과 관련해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특히 추천위는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하창우)가 후보자로 천거한 강재현(54·사법연수원 16기) 변호사에 대해 천거를 비공개 서면으로 해야 한다는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규칙을 어긴 것으로 봐야 한다며 심사대상에서 처음부터 제외했다.
추천위는 대한변협이 추천한 또 다른 후보자인 김선수(54·17기)에 대해서는 강 변호사와 같은 사유가 있지만 대한변협 외에 비공개로 천거한 천거인이 있는 점을 감안해 심사대상에 포함했으나 결국 추천되지 못했다.
추천위는 이에 대해 "외부인사인 심사대상자 가운데는 대법관으로서의 자질 및 능력과 함께, 청렴성·도덕성 등 모든 자격요건을 갖추어 대법관으로서 적격인 분을 찾기 어렵다고 판단해 부득이하게 법관인 피천거인 중에서 후보자 3인을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대한변협은 이날 대법관 후보자 3명 모두 현직 법관 출신으로 추천되자 성명서를 내고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를 갈망하는 국민 여망을 외면했다"며 비판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