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금, 미국 탈출중…수익성 높은 일·유럽으로

미 증시 수익률 부진·금리 인상 우려가 원인

입력 : 2015-08-10 오후 3:17:04
글로벌 자금이 미국 금융 시장을 떠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일본과 유럽 등 주요국 증시에 비해 큰 상승률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10년 만에 첫 미국의 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전망 역시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은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주식펀드에서 640억달러 빠져 나가
 
(사진=로이터통신)
9일(현지시간) CNN머니가 모닝스타를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미국 주식펀드에서 빠져 나온 금액은 640억달러에 이른다. 
 
이 뿐 아니라 그동안 호황을 보였던 미국의 ETF(상장지수펀드)에서도 자금이 빠져나오고 있다. 특히  ETF에서 인기가 많은 SPY펀드에서는 420억달러가 빠져나갔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훨씬 더 큰 규모다.
 
반면에 유럽과 일본 등 해외 주식펀드에 유입된 금액은 1580억달러에 달했다.
 
이렇게 대규모의 자금이 미국을 빠져 나와 글로벌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은 최근 미국 증시의 수익률이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 증시는 주요국 증시에 비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최악의 한주를 보낸 다우지수의 경우 올해들어 현재까지 2.52%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에서 움직이고 있다.
 
반면 일본의 닛케이 지수는 올해 들어 19% 상승했고 독일의 DAX 지수 역시 16% 가까이 오르며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또한 CNN머니는 미국 증시 상승장이 6년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큰 조정이 없었던 만큼 곧 조정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 때문에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리나 라미 모닝스타 선임 전략가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며 미 증시에서 돈이 이탈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연준의 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전망 역시 미 증시에 대한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자넷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연내 금리 인상 의지를 내비친 가운데, 지난 주말 미국의 7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이 21만5000건을 기록하며 석 달 연속 20만건을 상회하자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더욱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CNN머니는 금리 인상 그 자체가 증시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겠지만 금리 인상으로 인해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될 수 있어서 이것이 우려감을 키운다고 전했다. 
 
◇일본·유럽으로 자금 이동 계속될 듯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은 어쩔 수 없는 흐름으로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은 거의 확실해진 가운데, 일본과 유럽국가들은 양적완화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마이클 맥글로네 ETF 리서치 책임자는 “연준은 곧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은 부양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여 자금 이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달러 가치가 강세를 보이면 상대적으로 유로화와 엔화 가치는 떨어지면서 유럽과 일본 기업들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유럽 기업들과 일본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는 만큼 증시로 자금 이동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브라이언 렁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 투자전략가는 "일본 증시는 역사적인 관점에서 여전히 고평가되어있지 않았기 떄문에 상승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미국 증시에 상승 동력이 별로 없다는 점 역시 이러한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중국 내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둔화와 달러 강세는 미국 기업들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하는 부분이다.
  
한편 CNN머니는 미국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신흥국으로 옮겨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신흥국 시장은 원자재 가격 하락에 큰 타격을 받고 있는데, 금리 인상이 다가온 만큼 투자자들이 신흥국 시장을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여전히 미국에 장기 투자를 권고하는 의견도 있다.
 
라미 모닝스타 전략가는 "역사적으로 봐도 투자자들이 대거 빠져나간 후 증시가 상승한 사례가 있었다"며 "만약 당신이 장기 투자자라면 변동성이 커지더라도 멀리 내다보며 눌러 앉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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